올해 들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이 전년 대비 약 4배 가량 급증했다. 특히 엔비디아, 테슬라 등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엔비디아와 광풍 조짐이 보이는 비트코인 관련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나섰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억743만6249달러(3조999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 기간 순매수 금액인 7억6294만14달러(1조147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증시에서 주요 종목들의 상승세가 주목되자 서학개미들의 관심도 모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우려되는 지점은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났지만 투자 종목 자체는 확대되기보다는 특정종목에 편중됐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개인 투자자 해외증권 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전체 해외증권 투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서학개미들은 해외주식 중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지난해 말 48%로 9%포인트 급등했다. 10개 종목은 서학개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을 비롯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에 집중돼 있다. 한국은행 측은 "공포지수인 VIX(변동성 지수)가 상승할 때도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해외증권투자를 확대하는 등 리스크관리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개인 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가 일시에 확대될 경우 외환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주(3월 12일~18일)에도 엔비디아(1억8555만달러)를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리면서 선호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역시 엔비디아(7억6535만달러)로, 그 다음은 테슬라(7억3629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4억3203만달러)가 차지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다. 개별 종목 이외에도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엔비디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6718만달러(899억원) 사들였다. 이외에도 지난주에 애플을 3748만달러(501억원) 순매수하면서 순위권에 안착시켰다. 비트코인의 강세에 따라 관련주 매수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주에 미국의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8350만달러(1118억원) 순매수했다. 더불어 비트코인 선물지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인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4211만달러)도 순매수 6위에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달에만 46.92% 올랐다. 다만 15일까지는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18일에는 전장보다 15.69%나 급락하면서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지난주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2억637만달러)를 대거 사들였으며, 타이완 반도체 매뉴팩처링 ADR(7196만달러),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2708만달러),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2102만달러) 등을 순매수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자본잠식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경우 원화거래소 퇴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팍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1년 넘게 미뤄온 대주주변경을 승인하면 되지만, FIU가 승인을 미루고 있어 고팍스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 승인을 받기 위해 지난해만 3번째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고팍스는 대표이사 변경을 신청했다. 고팍스는 지난해 2월14일 대표이사를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에서 바이낸스의 레온 싱 풍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대표이사로, 바이낸스 한국사업 담당 스티브 영 김, 산업회복기금(IRI) 지유자오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외국인 최대주주와 소통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신고 수리를 미루면서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승인이 되지 않았다. 이후 고팍스는 지난해 6월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대주주 적격성을 승인 받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결국 이중훈 대표는 해임됐고 조 대표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조 대표로 사업자변경을 하고 5개월이 지났지만 FIU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사이 고팍스의 부채는 높아지면서 고팍스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이 이달까지 자본잠식 등 경영건전성에 대한 확실한 개선방안 제출 및 이행을 요청했다. 현재 고팍스 부채 규모는 1100억원에 달한다. 부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637억원의 고파이 미지급금, 바이낸스 부채(약 364억원), 전환사채권자 부채(약 80억원)를 안고 있다. 고팍스가 전북은행의 한계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실명계좌 계약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서는 FIU가 VASP 변경 신고를 승인하면 되지만, FIU는 바이낸스를 문제로 삼고 승인을 미루고 있다. FIU는 "바이낸스가 중국계 자본이고, 최근 미국에서 자금세탁 여부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수리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입장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초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 지분 72.3%를 매입하면서, 고파이 채무까지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바이낸스는 두 차례에 걸쳐 고팍스가 가진 채무의 일부를 갚았지만, FIU가 사업자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서 추가 투자는 멈춰진 상황이다. 한 고파이 투자자는 "가상자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도 지난해 바이낸스 진입을 허용하면서 일본 최대 거래소로 자리 잡았다"며 "현행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단순히 '바이낸스라 위험하다'고 국내 진입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