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도 배당 관련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 배당기준일 변경으로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격언의 의미는 무색해졌지만 금리 인하 구간, 배당성향 개선 가능성 등이 엿보이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최근 한 달(9월 23일~10월 21일) 동안 약 0.70%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종목으로 구성됐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배당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시가배당률이 높은 증권주·통신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KRX 증권' 지수는 2.26%, 'KRX 방송통신' 지수는 1.3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45% 상승에 그쳤다. 과거 배당기준일이 12월에 말에 몰려 있어 10월부터 배당주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상법의 유권해석이 변경되면서 2023년 결산배당부터는 배당기준일을 12월 말에서 주주총회 이후로 미룰 수 있게 됐다. 배당금이 결정되기 전 배당을 받게 되는 '깜깜이 배당 투자' 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배당기준일이 내년 1분기로 늦춰졌지만 가을 바람과 함께 시작되는 배당주 투자 전략은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는 구간에서 국내 배당주 지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방어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배당주는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이 금리 인하 기조를 가지고 간다는 점에서 배당주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미국이 '빅 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것에 이어 이달 11일 한국은행도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선언하면서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확실해 보이는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라며 "금리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성장주와 배당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미흡한 성과로 지적받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참여사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배당주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밸류업 공시를 진행한 기업 수는 48곳으로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17.28%(12곳)가 늘어났다. 염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금리 하락 구간에서는 성장주보다 배당주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가치 제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배당성향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증시 불확실성으로 미국 배당주를 매수했던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급락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저가 매수 관점에서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10월 14~21일)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2억4365만달러 어치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 에 대한 순매수 금액은 1억6697만달러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인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에도 3015만달러어치가 몰렸다. 테슬라 주가가 이달 11일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공개 후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로보택시를 공개한 11일 주가는 8.8% 급락한 이후 반등세를 보이다가 다시 3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서학개미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실적 부진 전망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638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ASML은 지난 15일 16.3%, 지난 16일 6.4% 각각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3일(한국시간 24일)에 있을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실적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우려로 테슬라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3분기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회복한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올해 3분기 자동차 매출총이익률이 19% 이상 상승 등 수익성도 동반 회복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주가 조정 시마다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택시 행사 이후 테슬라 주가는 단기 하락이 예상되지만, 이러한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출시 시기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존재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자율주행시스템(Unsupervised FSD)이나 사이버캡의 경쟁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산업이 지닌 잠재적 부가가치와 테슬라가 지닌 기술적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에 중장기 투자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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