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담 고등교육 투자율은 국가경쟁력으로 직결
고등교육 재정 투자 늘렸지만 여전히 OECD 하위권
대학 재정난 해결 위해서는 사업비 아닌 '운영비' 必
고등교육 재정, GDP 대비 1% 확보 등 실효성 필요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부부담 고등교육 투자율이 OECD 주요국 중 하위권을 밑돌고 있다.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율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재정지원의 확대가 또 다시 요구됐다. 다만 대학들의 실질적인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업비가 아닌 운영비 위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학생 1인당 고등교육 정부부담 투자율과 국가경쟁력·대학교육경쟁력이 유사하게 드러났다. 이는 OECD 주요국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정부부담 공공재원 투자 규모 비교를 통해 도출한 결과다. 하지만 한국은 OECD 주요국 중 고등교육 이수율이 높은 것에 비해 학생 1인당 정부부담 공교육비 투자 규모는 OECD 주요국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교협이 발간하는 고등교육 포커스 제6호 '우리나라 고등교육재정 확충 필요성: OECD 주요국과의 비교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정부부담 공공재원 투입액은 2011년 대비 2019년 증가했지만, OECD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그 규모가 절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한국의 1인당 공교육비 투자 규모는 OECD 주요국과 비교해 2011년과 2019년 모두 그 규모가 가장 낮다. OECD 회원국과의 상대적 순위에서도 2011년 22위에서 2019년 30위로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해 국가 경쟁력 평가(IMD) 역시 우리나라 대학교육경쟁력은 63개국 중 46위로 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고등교육 재정지원 부족의 영향은 그대로 교육 현장의 몫이 되고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의 '2023학년도 등록금 인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교연이 2023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한 193개 국·공·사립 일반대·산업대·교육대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전체 193개교 중 학부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은 ▲배재대(0.04% 인하) ▲청주대(0.46%) ▲한국항공대(0.31%) ▲서울장신대(일부 학과 인하, 인하율 미공개) 4교다.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17개교(8.8%)다. 이 중 8개교는 교육대학으로 국립이고, 9개교는 동아대·경성대·세한대 등 사립대학이다. 특히 동아대는 지난해 약 22억5000만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사립대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인상을 선택했다.
대학원이나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69개교(35.8%)다. 종합하면 2023학년도에 절반 가량인 86개교(44.6%)가 학부·대학원·정원 외 외국인 등의 등록금을 인상했다.
임 연구원은 "절반에 가까운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는 것은 대학 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특히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17개교 중 절반 가까이가 국립대학인 만큼 대학들의 재정 위기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록금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OECD 주요국의 학생 1인당 민간재원 투입액을 살펴봐도 주요국들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2011년 대비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이성은 대교협 미래전략팀장은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 투자를 확대했다고는 하지만 대학들이 경영 고충을 겪는 인건비·경상비 등은 등록금에서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추가된 재정지원들도 대학 운영비보다는 사업비 위주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정난 회복을 위한 사용에는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교협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재정 규모를 GDP 대비 1.0%으로 확보하기 위해 단계적 예산을 확충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OECD 평균을 웃돈다.
우리나라 중기재정전망에 따른 경상GDP증가율을 적용해 보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2028년 기준 GDP(2607조원)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26조 741억원의 예산이 단계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실질 고등교육예산 기준 매년 '2조 1979억원'의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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