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스타트업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고금리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기술력만으로는 더 이상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매출과 시장성을 중시하며, 단순히 기술을 증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사업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벤처포트의 정하윤 이사는 "기술은 이제 기본이다. 숫자로 증명하지 못하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들은 이에 따라 초기부터 수익 모델을 명확히 하여 피칭에 임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동안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3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투자 금액은 1조2824억원으로 4% 줄었다. 초기 투자(시드~시리즈A)도 181건으로 29% 급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검증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벤처캐피털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금리와 펀드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리스크가 낮은 중기 이상 레벨(데스밸리 7년 이상)이나 이미 매출을 발생시키는 기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지난해 AI 산업에 집중됐던 투자도 올해 들어 크게 감소했다. 기술력만으로는 투자유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모델을 보유한 인프라 기업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단순 AI 활용 기업들은 외면받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사업성과와 시장성을 증명하지 않으면 더 이상 투자받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투자 한파를 돌파하기 위해 정책 자금과 직접 투자 확대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조원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팁스(TIPS), 정책융자,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역시 기술보다는 사업성과를 중심으로 지원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창업기업들은 여전히 자체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매출 기반을 갖추거나 빠른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한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유료 전환 전략을 빠르게 구사하고, 고정비를 줄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든 기업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클라우드넷'은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빠르게 매출 모델을 구체화하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클라우드넷은 초기에는 고유 기술력에 집중했으나, 매출 증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해 유료 전환 모델을 빠르게 도입했다. 이 기업은 지난 1년간 고정비를 절감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사업화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이제 '기술력'보다는 '사업모델'이 중요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는 단기 위기를 넘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기술 중심의 성장 서사는 끝났고, '사업가형 창업자'가 시장을 이끄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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