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가 첫 주연 영화 '강남1970'을 통해 "남심을 잡겠다"고 각오했다. '강남1970'은 이민호가 남자 분위기를 풍기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린 작품이다.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 '시티헌터' 밖에 없어요. 이 영화를 통해선 남성들에게 호감형이 되고 싶습니다. 영화 편집이 한국판, 중국판 두 가지가 있어요. 여성 관객들은 중국 판을 더 좋아할 거예요. 한국 버전이 두 남자의 욕망 위주로 그려졌다면 중국 버전은 더 감성적이거든요."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조연 생활을 끝냈다. 이후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신의' '상속자들'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대표 한류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는 "'꽃보다 남자' 이후 많은 부분이 한순간에 바뀌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가장 달라진 건 책임감이 커진 거다. 내 작품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시안 투어를 하며 해외 팬과 소통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손 깎지' 팬 서비스다.
"손 깍지 끼는 건 '꽃보다 남자' 때 팬이 해달라고 해서 처음 했어요. 이후 하나의 문화가 됐죠. 저처럼 오그라드는 연기를 많이 해 본 배우도 없을 걸요? 깍지 끼는 것도 전혀 오그라들지 않아요. 팬미팅에서 노래하고 춤 추는 것도 처음엔 어색했는데 매년 저를 보러 사람들이 오니까 계속 똑같은 무대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리듬에 맞춰 살짝 몸을 흔듭니다.(웃음)"
영화 '강남 1970' 이민호./쇼박스 미디어플렉스
한류 스타라는 인지도 만큼 캐릭터 중심으로 작품을 선택할 법하지만 이민호는 '전체 메시지'를 중시하는 배우였다. '강남1970'에 대해서도 "강남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현대적인 강남에 있는) 왕자 같은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아무 것도 개발되지 않은 강남을 배경으로 하는 데 끌렸죠. 그 시대, 없는 놈들은 끝까지 없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저를 꺼내 보는 계기가 되는 작업이었어요. '꽃보다 남자' 이후 주연의 역할과 책임감을 인식했죠. 흥행을 당연히 신경 써야 해요. '강남1970'은 첫 번째고 흥행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여야 하는 건 작품으로 인정 받는 거예요."
이민호는 매 작품 특유의 깊은 눈빛 연기로 호평 받았다. '강남1970' 유하 감독도 그의 눈빛을 극찬했다.
"저도 제 얼굴 중에 눈을 가장 좋아해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도 눈을 보죠. 설정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성향이나 생각이 눈으로 표현된다고 봐요. 영화를 찍으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저의 폭력성에 놀랐어요. 팬 사이트에 올라온 '상속자들' 때 사진과 '강남1970' 이미지를 보니 차이가 크더라고요. 풋풋하고 어렸는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노화했더라고요. (웃음)"
이민호는 매년 한 작품씩 하는 배우였다. 그러나 '상속자들' 후 영화 촬영으로 공백기가 생겼다. 그는 올해 영화·드라마를 통해 안방과 스크린을 동시 공략할 예정이다.
"욕심 같아서는 영화만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는 한류 콘텐츠 파워가 있으니까 책임감을 느끼죠. 올해는 드라마 한 개, 영화 한 개를 하려고요. 연말 즈음 드라마에 출연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