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중기청장 출신…정부의 '세 가지 착각' 요목조목 지적해
"모든 정책, 선과 악 구분 말아야…최선 아니면 차선으로"
논문만 쓰고 지원금 타는 대학 NO, '기업가형대학' 제시
"귀농·귀촌있는데 '귀공'도 중요, 자영업자 제조현장으로"
"이러고도 나라가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갈수록 '시계제로' 상태인 지금의 산업 생태계를 진단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중소기업청장 출신인 한양대 한정화 교수(사진)가 대뜸 한 말이다.
조선시대 영의정 출신인 서애 유성룡이 임진왜란을 겪고난 후 벼슬에서 물러나 낙향해 쓴 징비록에 담긴 이 말은 그가 최근 한 강의에서 인용한 문구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인간의 능력으론 한계가 있다.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경영대 교수, 한국중소기업학회장, 코스닥상장심사위원회 위원장, 한양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전문대학원장을 거쳐 지난 정부에서 13대 중기청장을 역임하며 학계·정부에서 두루 족적을 남긴 그에게도 코로나19라는 복병이 가져온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에 대한 혜안을 선뜻 내놓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잠시 생각에 잠겼던 한 교수는 "과거를 돌이켜보면 분명 답이 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업은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좀더 강력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고, 정부는 이들 기업을 돕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 교수는 현 정부가 벗어나야 할 몇 가지 '착각'에 대해서도 요목조목 꼬집었다.
또 자신이 수 십년간 몸담아 온 대학 사회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재를 키우고, 기술을 전수하는 대학이 정부의 각종 지원금을 타먹는 것에만 안주하지 말고, 국가의 미래와 사회를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아야한다면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기존 대학평가시스템도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년을 마치고 다시 '특훈교수'라는 직책과 함께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KCERN(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등을 맡으며 여전히 왕성하게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한정화 교수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집무실에서 만났다.
중기청장을 역임한 후 그가 쓴 책 '대한민국을 살리는 중소기업의 힘'은 중소기업계의 교범이 되다시피 했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힘든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려운 때 일수록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을 돌아보면 우리에겐 수 많은 위기가 있었다. 그 때마다 우리는 개척정신, 도전정신, 극복정신 등을 통해 역경을 이겨왔다. 이를 (산업 관점에서)말하면 '기업가정신'이라고 한다.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지금을 극복해나가야한다. 그런데 정부가 방향을 조금 잘못 잡았다.
-정부가 어떻게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말인가.
▲기업들이 잘 뛸 수 있도록 의욕을 주고, 기업인들에게는 용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규제도 더 완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이 하는 이야기도 옳다. 그러나 정부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줘야한다. (시민단체나 노조에게)당하는 기업 입장에선 이것이 다 부담이다.
-지적하신 내용에 대해 좀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이 있다. 정책을 좋은 뜻에서 했는데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는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원자력은 '나쁜 것'이고, 태양광은 '좋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원자력이나 태양광이나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당초 의도는 집 없는 저신용자들에게 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내놨다. 하지만 과도한 신용창출이 일어났고 거기에 탐욕과 무지가 결합하면서 재앙을 가져왔다.
그래서 경제문제는 실용주의로 접근해야한다. 실사구시 관점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나쁜 것을 최소화하면서 좋은 점을 극대화하느냐가 중요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거나,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실용주의 정책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정부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우선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넘었으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맞는 정책을 펴야한다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우리는 해외시장 의존도가 GDP의 80%가 넘는다. GDP의 3분의 1을 디스카운트해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해외에서 100조~200조원을 팔았다고해도 대부분이 해외생산이어서 우리의 내수와 연결이 안된다.
수출의 고용유발계수가 최근 20년 사이에 5분의1로 줄어들었다. 우리를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인 OECD 국가라고 생각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의 정책을 펴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명분은 좋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제조업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사람을 구하기 힘든 3D업종이 많다. 그래서 3D업종 대부분을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들은 받는 임금 대부분을 자기 나라로 송금하기 때문에 내수하고도 연결이 안된다. 이게 현실이다.
-정부가 범하고 있는 또 다른 착각이 있나.
▲ '정부가 강력한 권력을 갖고 제도를 바꾸면 시장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물론 제도를 바꾸면 시장을 움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인간의 욕망이 모여있는 곳이다. 자본주의는 시장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나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자꾸 '선과 악'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노조의 권리를 강화하면 노동자가 잘 살 수 있다'는 것도 착각 중 하나다. 이는 노동기본권도 없었던 국민소득 2000만~3000만달러 정도 하던 70~80년대나 맞는 이야기다.
근본적으론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한다. 그래야 부가가치도 생기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또 좋은 일자리는 좋은 기업을 만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마치 기업들이 유보금을 많이 쌓아놓고 이를 나눠주지 않아 노동자가 못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이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말씀대로라면 정부가 여러 착각을 하고 있고, 정책 오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기업은 굴러가야 한다. 이런 환경속에서 기업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들은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그중 하나가 경쟁력 없는 사업들을 파는 등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턴어라운드 전략은 항상 몸집 줄이기부터 시작한다. 현금을 확보해 버티고 시장이 돌아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M&A를 하고, 턴어라운드가 될 때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위기때를 생각해보면 국내가 어려울 땐 해외가 대안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엔 해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시장을 말씀하셨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밸류 체인(GVC)에도 균열이 가고 있는 모습이다. GVC의 변화가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인가. 또 우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코로나19는 중국이 갖고 있는 리스크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에 대해 각 나라들이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GVC에서 중국의 역할은 갈수록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인건비, 노조 문제 등으로 GVC 이슈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대신 베트남 등을 포함한 아세안이나 인도 등이 좀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GVC 변화에 따른 리쇼어링(본국회귀) 정책도 중요하지만 자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는 회사들의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중소기업인이 "리쇼어링보다 기업을 (해외로)안나가게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한다.
수 많은 중소기업들이 입주해있는 노후산업단지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노후산단은 정주여건이 좋지 않다. 이들 노후산단을 주거, 교육, 보육, 문화 등의 인프라를 갖춘 산단으로 탈바꿈시키면 결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올라가 임금격차 문제를 서서히 완화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목돈마련을 돕고, 장기재직 문제도 꾸준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으론 분명 한계가 있다. '역소득세'도 하나의 아이디어다.
-최저임금을 언급하셨는데,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내국인과 같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주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중소기업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권 때문에 쉽지는 않은 문제다. 하지만 앞서서도 잠깐 이야기했듯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주는 임금은 우리나라 내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국인 일자리를 만들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외국인 근로자를 서서히 줄이고 내국인으로 대체해야 한다.
귀농, 귀촌도 있는데 왜 '귀공'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20만~30만명의 일자리만이라도 내국인으로 대체하기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 코로나19가 자영업도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자영업자들에게 전직을 유도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외국인 근로자 등이 차지하고 있던)일자리에서 내국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강조하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가 싶지 않을 것 같다. '기업가정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
▲코로나19가 많은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업가정신의 돌파구를 대학에서 찾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미국 등은 기업가정신의 기반이 지역 대학에 있다.
한국은 대학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대학의 혁신이 더디다. 혁신을 했다고 해도 상업화로 연결되는 비중이 매우 떨어진다.
이는 대학 R&D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연구보고서를 내고, 특허를 등록하면 정부에서 돈을 주니까 지도교수가 돈을 받아 랩을 운영하고, 대학원생을 활용해 논문을 더 내려고 한다. 교수는 논문인센티브도 가져간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대학 R&D로 들어가 사업화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대학이 사업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냐를 중심으로 대학을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가업가형대학'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한국산에 대한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가 한시적으로 중단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발효된 지 불과 13시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90일간의 유예 기간을 두겠다고 했다. 오는 7월 상순까지 한국 등 각국의 수출품에 10%의 기본관세만 매긴다는 것이다. 중국만 유예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 세계의 상당 기업·정부가 시간을 벌었다. 정치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는 우리나라도 예기치 못한 국면을 맞게 됐다. 6·3 대선 이후에도 유예의 시간이 한 달간 더 주어진다. 이에 선거운동 기간 각 후보가 나름의 해법을 공약에서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들의 존망이 걸린 워싱턴발 무역전쟁이 국내에선 표를 얻기 위한 정무적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일단 6월3일 이전까지의 '1단계' 협상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하에서 양국의 통상당국이 움직인다. 관세 25%를 막기 위해선 백악관이 원하는 바를 내줘야 할 처지다. 통상 현안뿐 아니라 국방 등의 여타 부문 요구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2개월 뒤 물러날 한 대행의 임의적 결정이 가능할지도 관건이다. 한 대행은 간밤에 단행된 유예 조처와 관련해 "앞으로 90일 동안 모든 협상에 진전을 보여서, 관세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무역에 의존해서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많이 기대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 여러 장관의 각별한 노력을, 또 의지를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달리) 75개국 이상이 무역과 무역장벽, 관세, 환율조작, 비금전적 관세에 대한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 등에 연락을 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국가들은 나의 강력한 제안에 따라 미국에 대해 어떤 식으로도 보복하지 않았다는 점에 근거해, 90일간 유예하고 이 기간에 상호관세를 10%로 대폭 낮춰 즉시 발효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보복관세로 대응한 중국에는 추가 관세를 적용해 통관을 거칠 때 총 125%를 물리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세계 시장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데 따라, 미국은 중국산에 대한 관세를 즉시 125%로 올린다"라고 썼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협상의 여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대(對)중국 관세 도합 125%'라는 으름장 직후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물론 나는 그와 만날 것이다. 시 주석은 내 친구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중한다"라고 답했다. 또 "시 주석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서 결국 좋은 거래를 바랄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그와 통화하게 될 거고, 그러면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로 떠오른 '유리기판'을 둘러싸고 삼성, SK에 이어 LG까지 가세하며 국내 3사의 기술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은 반도체 칩이 실리는 기판을 기존 플라스틱 계열의 유기기판 대신 유리로 대체한 것이다. 유리는 열에 강하고 표면이 평탄해 고온에서도 변형이 적어 미세 회로 구현에 유리하다. 실제로 유리기판을 사용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줄일 수 있어 '꿈의 기판'으로 불린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인텔,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제품에 유리기판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인텔과 AMD, 브로드컴 등은 내년부터 유리기판을 상용 칩 패키지에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인텔은 2030년까지 유리기판을 적용한 상용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 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이르면 2분기 중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올해 반도체 유리기판 샘플(시제품)을 프로모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월 코닝, YMT, 이노메트리 등 유리기판 제조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대량 양산 체제도 함께 준비 중이다. SK는 SKC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생산 공장을 지난해 완공했다. 앱솔릭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의 합작사다. 현재 시제품 생산과 고객사 평가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LG이노텍도 최근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최근 경북 구미 공장에 유리기판 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핵심 공정 장비 발주를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유리기판 개발 및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6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MOU)을 맺었다. 이를 통해 구미사업장을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과 유리기판의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유리기판 초기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반도체 패키징 산업의 주도권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로 증가하면서 2030년쯤엔 기존 유기기판으로는 감당이 어려울 것"이라며 유리기판 수요 확대를 전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유리기판 시장은 올해 약 2300만달러(약 316억원)에서 2034년 42억달러(약 5조7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반도체주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400원(2.48%) 내린 5만5000원, SK하이닉스는 5900원(3.22%) 하락한 17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삼성전자가 4%대, SK하이닉스는 8%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는 간밤 미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일 후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5.91% 내린 107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로드컴(-6.94%), 퀄컴(-6.40%), TSMC(-4.80%) 등도 하락 마감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관심을 받는 가운데 미국에서 공보험 등재 추진이 전격 철회됐다. 국내에서도 "비만을 질병으로 보고 보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아직은 높은 약값을 환자가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연방 정부의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보험)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조)에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전 바이든 전 대통령은 "월 1000달러(약 146만원)에 달하는 비만치료제 비용을 정부가 일부라도 지원해 더 많은 환자가 약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공식 철회했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역시 지난 4일 "비만 치료제에 대한 보험 범위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로버트 F.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약보다 건강한 식생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의료재정 부담과 약물 남용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위고비를 비롯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이미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해 10월 출시된 위고비는 보름 만에 1만1368건의 처방을 기록했고 11월에는 1만 6990건으로 경쟁 약물인 삭센다를 넘어섰다. 올해 1월에는 2만2051건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만 비만 치료제는 보험 혜택 사각지대에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위고비와 삭센다 등의 비만치료제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다. 실손보험 역시 대부분 면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1세대부터 4세대 실손보험에 이르기까지 비만을 '보상하지 않는 손해' 범주에 포함해 의료비 부담을 전액 환자에게 돌리는 구조다. 게다가 위고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국민건강보험 약제급여목록에도 등재되지 않아 고가의 약값을 환자 본인이 그대로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출시를 앞둔 5세대 실손보험에서도 비만 치료제를 보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세대까지 약관을 보면 비만 E66코드가 아예 보상하지 않는 손해"라며 "4세대 실손보험은 비만치료도 급여에 한해 부책(보장가능)이나 보장을 받기 위해선 약제급여목록로 등재되어 있어야 하지만 비만약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4세대와 마찬가지로 5세대도 비만 치료제를 보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영보험업계에서도 소수 상품이 예외적으로 비만치료제를 보장하고 있지만 가입 문턱이 높다. 삼성화재는 '비만 동반 주요 대사질환 비급여 GLP-1 치료비 특약'을 판매 중이나 고혈압 등 대사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이며 BMI(체질량지수) 30kg/㎡ 이상일 때만 가입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비만을 단순 미용 이슈가 아닌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만 치료가 고비용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된 현 상황에서는 환자들의 치료 지속성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치료 효과가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민선 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료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급여화 확대, 의료진 교육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등으로 보다 체계적인 비만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
'크보빵' 터졌는데 롯데자이언츠만 없다, 이유는? SPC삼립이 KBO와 협업해 만든 '크보빵'이 '포켓몬빵'의 아성을 넘었는데, 10개 구단 중 롯데자이언츠만 유일하게 제외됐다. '크보빵'은 프로야구 각 구단의 특징을 담아 빵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빵 외에 선수단 스티커가 함께 들어 있어 판매 시작 3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봉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각종 인터넷엔 구매 인증 후기가 쏟아지고 인기 선수 스티커의 경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자이언츠는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가 제빵 사업을 하고 있어 '크보빵'을 출시하지 않았다. 이에 롯데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팬들의 성화에 뒤늦게 응답한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마케팅 파급력과 팬들의 요구 등을 듣고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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