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인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창작성(creativity)'이 존재해야 하고,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까지는 아니지만 해당 작품 등에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 표현이 담겨 있을 때에 한해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광고용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전문 작가에 의뢰해 촬영된 사진이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해당 사진은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실제로 법원은 식품 제조회사가 광고용 카탈로그 제작을 위해 촬영한 '햄(ham)' 사진이 문제된 사안에서 해당 사진의 저작물성을 부정했다.
법원은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돼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햄 제품만을 종류별로 미리 준비한 쵸핑이라는 햄 제품과 대비될 물질이 깔려있는 우드락이라는 흰 상자속에 넣고 촬영한 제품사진은 피사체 자체만을 충실하게 표현한 것으로, 거기에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할 만한 어떤 창작적 노력 내지 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법원의 위와 같은 기준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배경을 흰색으로 해 자전거 바퀴 한 쪽을 평면적으로 촬영한 제품사진이 문제된 사안에서 해당 사진의 저작물성을 부정했다(수원지방법원 2021. 12. 16. 선고 2021고정1214 판결). 이유는 역시 해당 사진에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먼저 "창작성은 작품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창작성은 있어야 하고,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라면 거기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문제된 사진은 배경을 흰색으로 해 자전거 바퀴 한 쪽을 촬영한 것에 불과하다. 위 사진의 피사체 모습과 구도, 촬영 방식 등에 비춰 이는 제품의 상표를 부각하고 제품 자체를 충실하게 표현해 광고 및 판매라는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보일 뿐이고, 그 소재의 선택, 배열, 편집하는 행위에 창작성이 있다고 볼 만한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위 제품 사진이 저작물로 보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 촬영한 제품사진 등의 저작물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사진의 무단 사용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물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을 주장할 수 있겠지만, 부정경쟁행위 역시 여러 요건들을 충족해야 하므로 쉽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광고용 제품사진 등에 별도의 창작적 요소(모델, 배경, 효과 등)를 가미함으로써 보다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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