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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주식 또는 코인투자 손실금, 회생절차에서도 인정된다

박규희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주식이나 코인에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현상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매우 크게 유행했다. 주식이나 코인은 거래일마다 정해지는 가치에 따라 투자금 대비 손익이 발생한다. 그런데 주식, 코인을 팔아 금전으로 현실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실상 특정 손익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기존 회생절차에서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코인과 같은 자산의 가치를 '투자금'으로 보고 개인의 자산을 평가했다. 30대 남성 A가 1000만원을 코인에 투자해 현재 -50%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코인 가치는 실질적으로 5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존에는 투자금 1000만원 전부를 A의 재산으로 보고 회생절차에서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액 및 변제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위 A가 1000만원을 코인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그 이후 부동산 시세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더라도 회생절차에서는 부동산의 시가를 감정해 나머지 50%, 500만원만을 A의 자산가치로 인정할 것이다. 즉, 어떤 자산에 투자했는가에 따라 차별이 발생한다. 또한 A는 1000만원을 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해 50%의 손실을 보고 있으므로 사실상 도산절차에서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자산은 500만원이 전부인데, 이를 1000만원으로 평가해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액을 늘리는 것은 A에게 매우 불합리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회생법원은 2022. 7. 1.부터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에 관한 실무준칙 제408호 제2조를 시행했다. "채무자가 주식 또는 가상화폐에 투자해 발생한 손실금은 법 제614조 제1항 제4호 본문 및 같은 조 제2항 제1호의 '채무자가 파산하는 때에 배당 받을 총액'을 산정할 때 고려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출된 자료 등에 비춰 채무자가 투자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간단하게 말해, '채무자가 파산하는 때에 배당 받을 총액'이란 현 시점에서의 채무자 재산의 가치(채권자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채무자의 재산을 금전으로 환산한 액수)를 말하는 것으로, A의 투자금 1000만원 중 손실금 500만원은 채무자 재산의 가치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경우, 해당 투자자산의 가치는 '투자금'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의 평가가치(투자금에서 손실금을 제외한 금액)'로 정해진다. 다만 위와 같은 변화는 서울회생법원의 실무준칙에 따른 것으로, 서울회생법원이 아닌 법원에서 위와 같은 준칙을 적용할지 여부는 각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있다. 따라서 주식 또는 코인으로 인한 손실로 인해 회생절차를 통해 경제적 재기를 노리고자 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판부를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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