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S, 2024년 업무 개시 목표, 지난 7월 상표등록 출원
STO, NFT 등 거래 서비스 제공방안 논의 중
"자기자본 요건 등 제도적 보완 필요"
"한국거래소와 이해상충 우려도"
금융투자협회가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상표 출원을 마치고 연내 법인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경쟁 체제가 보편화된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미비한 제도적 기반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7월 1일 특허청에 'KATS(한국대체거래시스템·Korea Alternative Trading System)'라는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했다. '한국 다자간매매체결회사'와 '한국대체거래소'도 출원을 마쳤다. 이르면 2개월 내 심사가 마무리되는 우선심사제도를 요청해 연내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지난 1956년 이래로 이어진 한국거래소 독점 시스템이 막을 내리게 된다. 대체거래소는 다자간 매매체결회사로 금융회사들이 전자거래를 기반으로 설립하는 증권거래 시스템이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매매 체결 외에도 시장감시 기능, 상장 심사 역할을 수행한다. 단, 대체거래소는 주식 매매 체결 기능을 중점으로 둔다.
국내 대체거래소 설립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15년 이상 뒤처진 상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대체거래소는 총 62개다. 미국 대체거래소의 상장주식 점유율(거래대금 기준)은 2020년 기준 전체 시장의 11.3%에 달했다. 유럽의 경우 2020년 기준 총 142개의 대체거래소를 보유 중이다. 상장주식 점유율도 전체 시장의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대체거래소의 국내 정착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는 대체거래소의 최저 자기자본이 투자중개업 200억원 또는 투자매매업 300억원으로 규정돼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별도의 설립 요건이 없으며, 일본의 경우 자기자본 요건이 3억엔(약 31억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대체거래소 설립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자기자본 요건과 주식소유제한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매수에 대한 적용의 예외를 허용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며 "증권시장 밖에서 주식 등을 5% 이상 매수하는 경우 공개매수를 해야 하는데, 공개매수 요건은 기관 또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참여를 저해하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기존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간 이해상충 문제 해소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한국거래소가 시장감시기능을 담당할 경우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여러개일 경우 이론상 제3의 독립기관이 시장감시기능을 담당하는 게 맞다"며 "또 기존 거래소가 대체거래소의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앞서 2024년 업무 개시를 목표로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7개 증권사(미래에셋·삼성·NH·한국·KB·키움·신한금융투자)가 ATS설립위원회를 만들었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맞춰 예비인가를 신청한다는 예정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대체거래소 예비 인가 및 법인 설립 작업을 완료하고, 2024년 초 업무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간 경쟁 체제가 구축될 경우 투자자들은 낮은 수수료율, 야간 매매, 거래소간 아비트리지(Arbitrage·차익거래)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어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제도화에 나서며 대체거래소에서 증권형 토큰(STO), 대체불가능토큰(NFT), 가상자산 수탁 및 지갑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주식과 증권예탁증서(DR)만 거래가 가능한 대체거래소에서 증권형토큰과 대체불가능한토큰이 허용될 시 부동산, 예금, 적금 등 전통적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 결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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