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상현실·확장현실 등의 기술이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떫은 감 수준이며 달달한 홍시가 되기까지 넘어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박상용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교수는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2021 뉴테크놀로지포럼'에서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 뿐 오래전부터 존재했었기 때문에 개념 자체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며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비대면에 익숙해졌고 업무와 교육 등이 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비중이 올라가면서 메타버스가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는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 1992)'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가상 혹은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라고 소개했다. 스노 크래시에서 메타버스는 고글을 착용하고 아바타(Avatar)라는 가상의 신체를 통해 접속하는 가상의 지구이다. 이 개념을 대중에게 가장 잘 보여준 것은 영화 매트릭스(Matrix, 1999)와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이다.
VR(Virtual Reality)기기를 이용한 거울세계(Mirror World)에서 시작한 메타버스의 개념은 점차 확장되어, 현재에는 거울 세계(Mirror World), 가상 세계(Virtual World),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증강 현실(AR, Augmented Reality)도 모두 메타버스로 분류할 수 있다. 라이프 로깅은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로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다.
메타버스가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존하는 온라인 협업 툴 중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화상회의와 메신저, 데이터 공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이 충분히 활용 가능한 정도의 기술이 나온다면 사회 활동의 주요 방식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VR 기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2를 공개했다. 구글과 애플은 AR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각각 ARCore, ARKit을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AR, VR기기의 가격이 감소하고 성능이 향상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관련 기업들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가 다음 세대의 스마트폰이 될지 아니면 과거 3D TV처럼 실패할지 섣불리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며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제반 기술의 발달과 관련 기기와 활용 툴의 발전이 완성되면 메타버스의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전 세계가 메타버스에 열광하고 있지만 현재 단계는 눈앞에 온 현실이 아닌 곧 다가올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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