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방부와 각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간부와 병에게 다르게 적용되던 '두발 규정의 차별'이 빠르면 다음달부터 사라진다. 신분 간의 차이를 없애, 간부와 병을 전우로 인식하게 할 것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같이 죽자'식의 두발 규정 완화라는 우려도 나온다.
군 당국은 두발 규정 관련 '가이드라인'이 담긴 지침을 조만간 전군에 하달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병도 간부처럼 '(간부)표준형'과 '스포츠형(운동형)'을 선택할 수 있다. 각 군별로 차이는 있지만, 간부는 표준형을 선택할 수 있어 병보다 더 긴 머리모양을 선택할 수 있다.
◆ 차별적 두발규정 철폐에 앞서, 軍간부 기강확립 필요
국방부가 간부와 병의 두발규정 차별을 철폐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군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에 두발 관련 진정을 낸 것이 계기가 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에 '사회적 신분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이므로 각 군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정 내용을 전달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바 있다.
이달 중순 활동이 종료된 민·관·군 합동위원회도 "간부와 병사 간 상이한 두발 규정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라는 인식이 증대된다"며 두발 규정을 단일화하되, 구체적 두발 유형은 훈련·작전수행상 필요성, 부대별 상이한 임무특성 등을 고려해 군별로 검토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신분 간의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는 환영할 조치이지만, 군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결과론적으로 군기강 해이를 가속화 시킬 소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의 장교는 "간부만 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머리를 허용하는 것은 분명, 불합리한 차별"이라면서도 "간부형 두발규정도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는 현 상황을 볼 때 병들의 두발은 통제하기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교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장교·부사관이 두발과 제복 착용에 대해 각각 규정한 대통령령의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과 '군인복제령'을 어기고 다니는 상황"이라며 "군 간부들의 기강확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의 부사관도 "군대는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시민을 대신해 싸워야 하는 조직이다. 존재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군인의 두발과 복장 규정은 '헛군기'를 잡기위해서가 아니라 전투에 싸워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의 존재이유 생각해야... 두발은 임무와 건강 고려
실제로 크고 작은 전투를 많이 경험한 실전적 군대인 이스라엘군은 극보수 유대교 종파인 하레비와 여성에 대한 두발규정만 없을 뿐 '남자 군인의 머리는 층이 없는 짧은 머리'라고 명시해 두고 있다.
세계 최강 전투력을 자랑하는 미 육군은 남성 표준 두발규정은 두발의 길이제한은 정해두고 있지않진만, 신분의 구분없이 옆머리가 귀를 덮지 않는 깔끔하게 손질한 머리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군모를 썼을 때 두발이 빠져 나오지 않는 범위에서 윗머리와 앞머리를 기를 수 있는 셈이다.
특별히 규정으로 강제하지 않지만, 미 육군의 전투병과 장병들은 짧은 머리를 선호한다. 전투 또는 훈련 중에 머리에 부상을 입었을 경우 긴머리에 비해 짧은 머리가 시간을 다투는 응급조치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해외파병 부대의 미군 장군들도 짧은 머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미 육군은 장병의 두발과 손톱의 건강까지 고려한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다. 올해부터 미 육군 여성 군인의 머리모양으로 기존 '번업(묶어 올린머리)' 외에 '포니테일(묶음머리)'가 추가됐다. 남성 군인의 경우 손톱보호를 위해 투명색의 매니큐어도 허용됐다.
지난 19일부 23일까지 경기 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1'에서 미 육군과 해군 소속의 여성 장교들이 포니테일 스타일의 단촐한 헤어스타일로 근무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반면 전시 행사를 진행한 여군 간부는 볼륨업 된 머리를 위해 영외에서도 탈모로 뛰어갔다. 육군의 영관장교들도 제복에 백팩을 맨채 머리카락을 날리며 셔틀버스에 올라 미군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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