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결제 플랫폼 마련 분주
[메트로신문] #.인기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관람하는 날. 공연장 대신 메타버스로 구현된 콘서트장에 접속한다. 20% 할인가로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메타버스 영업점에서 제휴카드를 발급하는 것이 필수. 내 아바타에게 입힐 콘서트 기념 티셔츠까지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2시간에 걸친 공연을 즐긴 뒤엔 산책을 나선다. 카페에 들러 메타버스 제휴 앱카드로 커피 한 잔 값을 결제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포인트가 적립된다.
메타버스 열풍이 카드업계에 번지면서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영업창구를 가상공간에 마련하고 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금융 소비생활이 눈앞에 펼쳐질 예정이다.
본래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주목받던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금융권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간편결제 확산 등 '삼중고'에 처한 카드사의 경우 소비자와의 접점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가 주도하는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해 신규·잠재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 협업, 가상세계 경험·가치 제공
메타버스와의 협업은 은행계 카드사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하나카드다. 지난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야외콘서트장, 캠핑장 등 6개의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하나카드 월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는 자사 유튜브 콘텐츠인 '하나TV 뮤직콘서트'를 월드의 콘서트장으로 가져오는 등 실험적인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향후 뮤지션과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제페토에 입점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 7월 제페토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가상공간 조성을 넘어 제휴상품을 출시하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는 제페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대 전용 선불카드를 만들고 연령대에 맞는 할인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10대 소비패턴에 맞춰 계좌·포인트 충전 외에 현금 충전 기능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개인별 아바타를 카드 플레이트에 담는 등 차별화 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향후 MZ세대의 메타버스 행동·소비패턴이나 선호 디자인 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제페토와 현실을 연동하는 결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씨카드는 메타버스 대전에 간접적으로 참전해 진출방안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블랙핑크 카드' 광고를 제페토의 '블핑하우스'에 선보여 MZ세대와의 소통에 나섰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메타버스 활용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현대·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아직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규제 리스크·기성세대 영입 '숙제'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흐름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상공간에서 무궁무진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어서다.
유지비가 들지 않는 온라인 영업점을 메타버스에 설치, 상품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홍보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앱이 아닌 가상공간 속 창구에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재미 요소를 찾는 MZ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이다.
메타버스 영업이 성공가도를 달릴 경우 전용 결제 플랫폼이 구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휴카드를 출시해 혜택을 제공하거나 메타버스와 현실의 소비를 완벽하게 연동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먼 미래에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충전한 금액을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사용하거나 그 반대로 이용하는 등 다양한 결제 플랫폼을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신사업 분야라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만큼 선점 업체에게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상황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보다 시장지배력이 있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업하는 방식이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수성이 휘발되고 난 뒤에도 지속 가능한 영업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도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 MZ세대를 제외한 기성세대 영입전략 등이 숙제로 꼽힌다. 업계는 메타버스 영업방식이 실험 단계에 놓인 만큼 고객들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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