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 자료=서울시의회·타임리서치, 그래픽=정민주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두고 학생과 교사는 시험 부담이 줄어 환영하는 반면, 학부모들은 사교육 조장과 지역·교사별 격차를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자유학기제는 지식과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교육과정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진행된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학생들의 행복감이 낮고 미래를 고민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는 지난 2016년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
시의회는 해당 정책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을 살피기 위해 '자유학기제 운영의 만족도 및 확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총 두 번에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조사는 작년 11월 24일~12월 7일 서울시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707명과 교사 43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두 번째 조사는 지난해 11월 26일~12월 6일 학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학생과 교사 10명 중 6명이 자유학기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66.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과도한 시험의 부담을 덜어줘서'가 61.9%로 가장 많았다.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해서'(21.7%),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9.5%) 순이었다.
교사의 경우 전체의 65.8%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유로는 '과도한 시험의 부담을 덜어줘서'(34.6%)가 1위를 차지했다.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해서'(31.8%),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27.1%)가 뒤를 이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과 교사 집단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학부모의 10명 중 4명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교과 수업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어서'(54.3%)를 불만족 이유로 꼽았다. 이어 '지역별로 진로체험 및 체험학습의 격차가 있어서'(42.9%), '교사 개인 역량에 따라 수업의 수준차이가 커서'(36.5%), '학생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12.8%) 순이었다.
학부모의 절반 이상이 자유학기제로 인해 사교육 수요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55%가 '자유학기제 때문에 학원, 과외 수요가 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50대 이상(58.3%), 도심권(58.3%), 서북권(60.0%), 3학년(59.0%) 학부모들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사교육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14.3%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