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인생 60주년 이순재,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연극 무대 선다
"배우 중심의, 원작에 가장 가까운 작품될 것"
올해로 연기인생 60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가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선다. 이순재는 희수가 넘은 나이에도 방송과 영화는 물론, 무대에 올라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랑별곡' '법대로 합시다!' 무대에 올라 연기예술의 진수를 증명했다.
28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순재는 "아마도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작품은 내 인생에 있어서 다시는 또 할일이 없을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며 "그만큼 최선을 다해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쳐보이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세일즈맨의 죽음' 손숙 이순재/아르코예술극장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현대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으로 1949년 초연 발표 이후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상, 연극비평가상, 앙투아네트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다. 평범한 세일즈맨 '윌리 로먼'을 통해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에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다. 주인공의 최후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간의 소외와 붕괴를 표현하는 플래시백(현재 시제에서 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 기법이 특징이다.
이순재는 앞서 1978년과 2000년에 이 작품을 연기한 적이 있다. 또 2014년 '세일즈맨의 죽음'을 원작으로 한 '아버지'란 연극까지 포함하면 네번째인 셈.
"살면서 햇수를 잘 따지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사실 올해가 60주년인지 주변에서 일러줘서 저도 알게 됐습니다. 조촐하게 올해를 보내고 싶었는데 60주년 기념사업회를 하게 되면서 일이 생각보다 커졌습니다. 앞전에 '세일즈맨의 죽음'을 할 때 미처 놓쳤던 부분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이번 무대에서는 보다 완벽하게, 원작 중심으로 제대로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세일즈맨의 죽음' 이순재 손숙/아르코예술극장
이순재가 이번 공연에서 감당해야할 대사는 580마디로 인터미션 포함 170분을 진행한다. 무대에는 평소 그를 따르던 중견 배우들과 젊은 연극인들이 출연한다. '사랑별곡'으로 이미 한차례 부부로 호흡을 맞춘바 있는 손숙이 아내 린다 로먼 역을 맡았으며, 중견배우 이문수는 윌리 로먼의 형 벤 로먼으로 분한다. 여기에 배우 맹봉학과 김태훈이 윌리 로먼의 친구 찰리 역으로 가세해 극의 중심을 잡는다. 이외에 김기무, 이무생, 유정석, 라경민 등이 출연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을 연출한 박병수 연출은 "사건 중심보다는 배우 중심으로 가고 싶어 모든 인물을 원작에 가깝에 복원하려고 노력했다"며 "공연 시간도 170분으로 이번 연극만큼 원작에 가까운 작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손숙 이순재 이문수/아르코예술극장
이어 "작품을 연출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 행복하고 귀하게 여겨진다"며 "10년 전 30대 초반 조연출로 일할 당시 이렇게 멋진 선생님들을 모시고 좋은 극장에서 연출을 해볼 수 있을지 꿈도 못꿨는데 꿈이 이뤄진 행복한 자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순재와 후배 배우들이 함께하는 '세일즈맨의 죽음'은 12월 13일부터 2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한편, 이번 공연은 이순재의 연기인생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김태훈 주관)는 공연 외에 이순재를 이야기한 내용을 담은 서적 기념 영상도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