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총명탕'의 오해와 진실
'총명탕(聰明湯)'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주로 처방하는 것으로 '수험생 보약'이라고도 불린다.
동의보감에서는 총명탕이 '건망증을 치료하고 오래도록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집중력 향상과 원기회복 능력이 뛰어나 과거시험을 보던 선비들이 주로 복용했던 보약이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일지라도 자신의 체질이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건강한 동시에 학업성적도 높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총명탕을 복용한다고 무조건 학업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총명탕은 머리를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약이 아니라 심신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머리가 맑아지게 도와주는 안신약(安神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험생의 경우 오랜 시간 한 자리에 앉아 공부에만 집중하다보면 집중력과 소화기능이 떨어져 만성피로와 두통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이때 총명탕을 복용하면 기억력을 증가시키면서 뇌 혈류량을 높여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총명탕에 들어가는 약재는 석창포, 원지, 백복신 등이다. 주재료인 석창포는 정신을 깨우치고 두뇌를 건강하게 한다는 성신건뇌(醒神健惱) 효능이 있어 건망증과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며 눈과 귀를 밝게 해준다.
'포박자'라는 도교서를 보면 '한중이라는 사람이 12년간 석창포를 먹고 나니 전신에 털이 나고, 한겨울에 속옷만 입어도 춥지 않고 하루에 일 만자가 넘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또 원지는 심신불안을 완화시켜 불면증이나 건망증이 있는 경우에 주로 쓰이며 백복신은 혈당량을 낮추고 진정작용이 있어 소변이 잘 배출되게 돕는 역할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마다 체질이나 용법, 용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게 처방 받아 복용해야 한다. 만일 한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휴대하기 편한 것을 원한다면 환 형태로 빚은 총명공진단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총명공진단은 뇌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총명탕과 원기회복, 면역력 증강, 체력보강에 효과적인 공진단을 합방해 조제한 것으로 기억력 강화와 체력향상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단 시중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총명탕이나 공진단은 중국산 한약재나 저질 사향, 불법 약재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매 전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평소 앓고 있는 질환이나 과거 병력, 복용중인 약물이 있다면 상담 시 의사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게 제환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