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어닝쇼크] <上>낮아지는 기업 실적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쇼크'를 예고하면서 상장사 연간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국내 증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실적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충격이 예상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187곳의 2019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55조7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2.3% 줄어든다는 의미다. 순이익은 7.2% 줄어든 117조90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동시에 줄어드는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만 보면 하락세는 완연하다. 35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99조8190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 역시 2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지표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경기의 하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수출은 물론 경제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반도체 등 수출 업종 '빨간불'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40.1%, 59.5%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 업종의 부진도 예상된다. 영업이익 등 실적 전망치(가이던드)를 내놓은 4개 기업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포스코는 목표 매출은 66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고려아연은 올해 아연, 연 등 판매량을 지난해 제시한 목표치와 똑같이 잡았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판매량은 2조2612억원으로 지난해 전망(2조2154억원)과 비슷하게 잡았다.
건설업종 역시 국내 부동산 침체와 더불어 해외 수주도 줄어들면서 실적이 오히려 역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9개 건설사의 매출 전망은 총 90조5376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줄어들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특히 대우건설(-18.5%), 대림산업(16.2%) 등이 매출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 조선·자동차 '숨통' 트일까?
다만 자동차 업체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5~7%씩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2020년 중국·미국에 이은 3위 자동차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760만 대로 잡았다. 전년보다 5만대 증가한 수치다.
또 조선업종 역시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2017년부터 수주 물량이 조금씩 살아났다는 점에서 2년 뒤인 올해 수익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5개 기업의 예상 매출액은 64조2036억원으로 전년보다 42.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