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포장 주문에 약 7%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힌 데 이어 '헌재', '내란', '수괴', '탄핵' 등과 같은 특정 단어를 리뷰에 쓸 수 없도록 조치해 게시글을 검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이 악화돼 불매 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7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배민 앱에서 '헌재', '내란', '수괴', '탄핵' 등의 키워드가 들어간 리뷰 작성이 제한되고 있다.
이날 기자가 해당 금지어들이 실제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헌재, 내란, 수괴, 탄핵' 등의 단어를 포함한 리뷰를 작성해 게시를 시도하자 "'헌재' 키워드는 입력하실 수 없습니다. 다른 문구로 변경해 주세요"란 경고문이 떴다. 이어 '내란', '수괴', '탄핵'이란 단어도 입력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반면, 같은 날 쿠팡이츠에서는 '헌재·내란·수괴·탄핵' 총 4개 키워드가 모두 들어간 리뷰 글 게시가 가능했고, 배민 앱처럼 별도의 제지도 없었다.
배민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 약관 제11조 2항에 따라 게시물 등에 언급된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사전에 금칙어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면서 "사후 모니터링과 제보를 기반으로 한 수정·삭제 조치 등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어떤 단어들을, 언제부터 리뷰에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는지'를 묻는 말에 배민 관계자는 "당사 리뷰 정책에 따라 서비스와 관련 없는 정치적, 사회적 키워드를 사전 및 사후 필터링 조치한다"며 "특정 키워드의 필터링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지난 5일 한 배민 사용자는 X(구 트위터)에 "탄핵이라는 단어 못 쓰게 해서 탄햄부기('탄핵'과 햄버거를 장난스럽게 부르는 신조어 '햄부기'의 합성어) 먹었다고 썼는데 수칙 위반했다고 리뷰 삭제 알림 왔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리뷰를 올린 사용자는 배달의민족 클린 리뷰 정책에 위배돼 블라인드 처리됐으며, 30일 뒤 자동 삭제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후 2시8분 기준 조회수 68만800회, 리트윗수 1만2000회, 좋아요수 7800개, 북마크수 207건을 기록했다. 그는 "시키려는 가게가 배민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켰다가 영구 삭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 포스트에는 "배민 탈퇴 오늘 바로 했어요", "배민 바로 삭제", "배민 영원히 안녕", "난 요즘 땡겨요 씀. 윤석열 지지자꺼 못 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 2022년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당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과거의 일까지 들춰지며 배민 플랫폼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배달 앱이 정치색을 띠고 리뷰를 검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다른 IT(정보기술) 플랫폼 업체 대표들과 함께 초대돼 취임식에 간 것이다"며 "정치색이랑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민은 이번 '표현 검열' 논란뿐 아니라, 최근 발표한 포장 주문 수수료 부과 방침으로도 거센 반발을 샀다.
앞서 배민은 지난 3월 픽업 주문에 중개 이용료 6.8%를 부과한다고 공표했다. 오는 14일부터 포장 주문에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배민을 탈퇴하고 과거의 방식으로 전화 주문으로 바꾸자", "왜 '배달' 앱이 '포장' 수수료를 받아먹으려고 하냐"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배민 관계자는 "소비자가 주문한 내용을 업주에게 전달하는 메커니즘이 유사해 공수(工數)나 이런 것들이 비슷한 수준이다"면서 "그럼에도 지난 5년간 무료로 해오다가 이번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신 연간 300억원을 마케팅에 투자해 포장으로 혜택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주 입장에서는 주문수가 동일하더라도 포장 주문 비율이 높으면 배달비 부담 없이 주문이 발생해 수익성이 개선된다"면서 "또 저희도 매출이 발생해 포장 주문 홍보 등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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