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2년만 중국발전포럼 참석
"현지 소통 확대" 복합적 위기 돌파구 마련
22일 샤오미 레이 회장과 회동…전장 사업 협력 강화
[메트로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만에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모이는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하고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만났다. 이는 거대 중국에서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샤오미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네크워킹을 확장키 위해서다. 최근 전기차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 샤오미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을 꼽은 삼성전자의 주력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특히 이 회장이 최근 '사즉생(死卽生·죽기를 각오하면 산다)'의 각오로 비상 경영 의지를 다진 만큼, 위기 상황을 타개할 쇄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한다. CDF는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와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만나는 행사로 올해는 '전방위적인 발전 모멘텀 촉발과 안정적인 세계경제 성장 공동 촉진'을 주제로 열린다. 이 회장이 이 포럼을 찾은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2년만이다. 한국 측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 CEO로는 팀쿡(애플)을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아몬(퀄컴), 호크 탄(브로드컴)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케네스 그리핀(시타델 인베스트먼트), 스티브 슈워츠먼(블랙스톤), 빌 토마스(KPMG) 등 금융계에서도 자리한다.
이 회장이 CDF 참석을 추진한 건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의 각오를 주문한 만큼, 전방위적인 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고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질책하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중 갈등 상황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 등으로 인해 복합적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2012년 이후 30조원 넘게 투자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도 제조시설을 짓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는 현지 당국자들과 소통을 확대해 돌파구를 모색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경쟁사인 샤오미의 레이 회장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중국 매체 신랑과학기술 등은 이 회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회장이 전날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와 린빈 부회장 등이 이들을 맞이했다.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의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확대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하는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와 고사양 패널 수요 등이 급증하면서 전장 사업을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62억 달러(약 111조원)에 달했던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1152억 달러(약 162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대형 고사양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69억달러(약 10조원)에서 연평균 9% 성장해 2031년에는 129억달러(약 18조7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레이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미래 사업 협력이 강화된다면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장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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