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단기 조정 '우려'
나신평은 장기적으로 '긍정' 평가
[메트로신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신용평가사는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평가를 내놨지만, 시장에선 자금 사용처의 불투명성과 유증 시점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21일 코스피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13.02%(9만4000원) 급락한 62만8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0일 대규모 유상증자 단행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거래량은 180만6334주로 전날의 4.5배가량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28조6249억원을 기록하며 약 4조2800억원 감소했다. 시총 순위도 한 단계 내려와 11위가 됐다.
전날 이사회에서 결의된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 595만500주를 발행하며, 주당 발행가는 60만5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약 15% 할인됐다. 납입일은 6월 12일, 신주 상장일은 6월 24일이다.
유상증자 결정 이후 나이스신용평가는 "3조6000억원 유입 시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81.3%에서 213.7%로, 순차입금 의존도는 17.0%에서 8.0%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가 장기적인 사업경쟁력 강화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 방산·조선·무인기 등 중장기 투자를 통해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방위산업 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방위비 인상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수요에 원활히 대응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고 방산업 특성상 규제 승인이 필요한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 집행은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컨퍼런스콜에서 자금 사용처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회사 측은 "정보 공개에 제한이 있다"고 답변을 피했다. 전체 조달액 중 2조40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으로 명시됐지만, 구체적으로 언급된 곳은 호주 조선소 오스탈뿐이다. 해당 투자 무산 시 운영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상증자 직전 한화오션 지분 7.3%를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에서 1조3000억원에 매입한 점도 논란이다.
유상증자 발표도 고점에서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는 1년 새 3배 넘게 오르며 지난 20일 기준 72만2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유증 발표 직후 급락세로 전환됐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유상증자를 중점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금조달 목적과 정보기재 충실성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증권가는 자금 조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목표주가 조정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다올·DS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70만원, 75만원으로 하향했고, 삼성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면서도 목표주가는 7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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