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규제 시행 전 막차 수요 몰릴 듯
[메트로신문] 아파트 분양시장은 위축됐지만 '줍줍(무순위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오는 5월부터 무주택자로 신청 자격이 제한되는 만큼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수 년 전 분양가로 공급되는 무순위 청약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의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2가구 무순위 청약이 17일 진행된다. 전용면적 69㎡는 전국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지만 전용 84㎡는 수원 거주 무주택 세대원만 신청 가능해 청약 자격이 일부 제한된다.
분양가는 2021년 분양 당시 가격과 동일하다. 전용 69㎡는 7억7430만원, 전용 84㎡는 9억3620만원에 공급된다. 인근 '자연앤힐스테이트'(2012년 준공) 전용 84㎡는 이달 15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전용 84㎡ 역시 17억~18억원대 시세 형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순위 청약의 인기 요인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다. 최초 분양 당시 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당첨 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청약 경쟁률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4일 진행된 '북수원자이 렉스비아' 무순위 청약에는 단 2가구 모집에 16만4369명이 신청했다. 전용 84㎡ 분양가는 5억9120만원이지만 최근 호가는 9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어 당첨만 되면 3억원 이상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 파주 '파주운정 경남아너스빌 디원'(A18블록) 1가구 모집에는 1만6128명, 같은 지역 '파주운정 경남아너스빌 리버'(A48블록)에도 1만1156명이 신청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오는 5월부터 무순위 청약 규제를 강화한다. 현재는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개편 후에는 무주택자로 신청 자격이 제한되고 지자체별로 거주 요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발표한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 방안을 통해 "규제 시행 후 신청자가 약 60% 감소할 것"이라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무순위 청약 시장은 활기를 띠겠지만 경쟁률 과열 현상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들은 대부분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았던 곳이지만 일반 청약에서 미달된 단지들은 여전히 미분양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인기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여전히 높게 형성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중대형 평형은 분양가가 높아질수록 무순위 청약에서도 수요가 쉽게 붙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무순위 청약이 계속 인기를 끌려면 가격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시세 대비 저렴한 단지는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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