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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14일 (금)
부동산>부동산일반

‘얼죽신’에서 ‘얼죽재’?...가격부담에 재건축 주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뉴시스

[메트로신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신축 대신 구축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예상돼 신축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14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준공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이 연평균 9.1%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구축 아파트로의 수요 이동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준공 10년 초과 30년 이하 재고 아파트의 가격은 같은 기간 연평균 3.5% 상승했으며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는 이보다 더 높은 3.7%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여전히 높지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재건축이 가능한 노후 아파트를 선택하는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신축(준공 10년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3%에서 2025년 19.9%로 감소했다. 반면 준공 10년 초과 30년 이하 재고 아파트와 3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2022년 64.8%에서 2023년 72.8%, 2024년 76.1%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5년(1~2월 기준)에는 80.1%까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신축보다 구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신축 아파트의 가격 부담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 등으로 높은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축 아파트에 진입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아파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신축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이 커진 영향도 크다.

 

기존에는 준공 30년을 초과한 아파트라도 구조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재건축이 어려웠으나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현재 신축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구축 아파트는 선호도가 낮은 편이지만 신축 아파트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향후 신축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는 시장에서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김지연 부동산R114 연구원은 "준공 30년을 초과한 아파트들은 그동안 노후화로 인해 가격 상승이 더뎠지만 안전진단 규제 완화로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다"라며 "강남권을 비롯한 인기 지역의 재건축 단지들은 장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층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이후에도 신축 아파트 선호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분양가 상승 요인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신축 아파트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구축 등이 의무화됨에 따라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은 자연스럽게 구축 아파트, 특히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로 이동이 예상된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신축 공급과 연계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신축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구축 아파트 중에서도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현실적으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구축, 특히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며 "입지가 좋은 재건축 단지는 장기적으로 신축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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