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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01일 (화)
사회>지역

[되살아난 서울] (173) 등산객 만남의 광장...관악구 '나들목공원과 관악산 으뜸공원·폭포쉼터'

지난 6일 오후 관악구에 있는 나들목공원을 방문했다./ 김현정 기자

[메트로신문] 서울의 외사산 중 하나인 관악산은 서남부 권역의 명산으로 꼽힌다. 관악산 정상은 큰 바위기둥을 세워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그 모습이 조선 시대 선비들이 쓰고 다니던 '갓'을 닮아 산명이 '갓 관(冠)' 자에 '큰 산 악(嶽)' 자를 쓰는 '관악산'이 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이 펴낸 '서울역사답사기'에 따르면, '악' 자체가 '산'을 뜻해 예전엔 '관악'으로 일컬어졌다. 과거 관악산과 함께 경기 5악에 포함된 ▲개성의 송악산 ▲가평의 화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모두 의미가 중복돼 '악' 뒤에 '산'을 덧대지 않았으나, 오늘날엔 전부 뒤에 '산' 자를 붙여 부르게 된 것을 통해 국어생활의 변화상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생태 학습장 역할 톡톡히 하는 '나들목공원'

 

지난 6일 오후 관악산 앞에 자리한 소공원 2곳과 폭포쉼터를 방문했다. 경전철 신림선 관악산역 1번 출구로 나와 나들목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은 5분 정도면 휘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크기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원 한켠에 심어진 키 큰 소나무 4그루였다. 나무 기둥이 전봇대 굵기 3분의 1 정도로 얇아 키다리 삐에로를 연상시켰다.

 

과거 이곳은 고물상들이 밀집해있던 부지였다. 주변 경관을 해치고 환경을 훼손한다는 주민 민원을 계기로 관악구는 2009년부터 토지 보상을 진행해 땅을 사들였다. 구는 생계 곤란을 이유로 이전을 거부하는 상인들을 설득해 2013년 고물상 부지 정리를 마치고, 서울시로부터 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공원을 만들어 이듬해 11월 '나들목공원'을 개원했다.

 

6일 오후 한 시민이 관악구 나들목공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공원명은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관악산을 드나드는 길목'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공원 한가운데는 도시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 텃밭이 마련됐다. 관악구청이 삼성고등학교와 협력해 운영 중인 교육용 텃밭으로, 사방에 무단 침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무단 침입 신고 후 수사 중입니다. CCTV 확보', '경고! 무단 침입시 고발 조치합니다' 등의 살벌한 경계 문구들을 보며, 우리가 전보다 한층 더 각박해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와 닿아 입맛이 썼다.

 

관용 없는 사회가 문제인 걸까, 기본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일까. 어떤 이는 '길가다 발견한 방울토마토가 신기해 기념으로 한두 개 따갔을 수 있지'라며 경고문을 고깝게 여길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일 년을 꼬박 고생해 기른 작물을 도둑이 훔쳐갔다'고 분노하면서 오랜 시간 미워하는 마음을 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텃밭을 지나쳐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행 약자도 즐길 수 있는 '관악산 으뜸공원·폭포쉼터'

 

이달 6일 오후 시민들이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나들목공원의 맞은편에 위치한 관악산 으뜸공원은 최근에 문을 연 주민 휴식처다. 공원이라고 해서 거대한 녹지가 또 하나 생겼구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방문했는데 실망이 컸다. 녹색 식물은 보이지 않고 회색 시멘트 벽돌만 바닥에 잔뜩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구는 낡은 휴게소와 지하 주차장을 허문 자리에 관악산 으뜸공원을 만들어 작년 8월 개장했다. 공원은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960㎡ 크기의 휴게소와 대형 광장을 갖췄다. 공원 조성에 101억원이 투입됐다고 하는 데 볼거리가 정말 없어서 '이 돈이 대체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허허벌판 앞에 건물 한 채가 휑뎅그렁하게 홀로 서 있어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6일 오후 어르신들이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현정 기자

허리가 굽은 노인들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엉덩이가 배기면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느릿느릿 산책했다. 어르신의 뒤를 따라 관악산 폭포쉼터로 이동했다. 안타깝게도 동절기엔 폭포가 가동되지 않아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할 순 없었다. 쉼터에는 정자와 운동기구 몇 개가 설치됐다. 하체 근육 풀기, 오금 펴기 등의 운동기구에는 '위험 안전제일'이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힌 테이프가 빙 둘러졌다.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끝날 때까지 사용을 금하는 안내문이 붙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정자로 향했다.

 

6일 오후 한 시민이 관악산 폭포쉼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현정 기자

정자에는 별도의 바닥 없이 벤치만 설치됐다. 코로나 이후 이러한 형태의 정자가 특히 더 많이 만들어졌다. '신발을 벗고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동네 주민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이제 옛 추억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서운함이 든 것도 잠시, 희한한 물건을 발견해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앉아서 다리 마사지를 할 수 있게 벤치에 달아놓은 롤러였다. 옥외용 롤러 마사지기는 저항 2개와 전선이 직렬로 연결된 것처럼 생겼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의자에 앉아 종아리를 롤러에 밀착시킨 상태로 다리를 움직이며 가볍게 마사지를 하거나, 양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복근에 힘을 주며 자전거 페달을 밟듯 번갈아 종아리를 문지르면 된다.

 

이달 6일 오후 관악산 폭포쉼터 내 정자를 방문했다./ 김현정 기자

정자에 앉아 옥외용 롤러 마사지기로 뭉친 근육을 풀고 일어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광장으로 나왔다. 나들목공원에서부터 으뜸공원을 거쳐 폭포쉼터까지는 전 구역이 다 평지로 이뤄져 있어 휠체어 탄 장애인이나 유아차 이용자 등 보행 약자 누구나 불편 없이 이용 가능하다. 운영 시간은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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