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상무부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정과 핵심 광물인 리튬 추출 기술에 대한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배터리 소재 공급에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밸류체인 다각화와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제조 기술과 리튬, 갈륨 추출을 위한 기술 공정을 수출 금지 및 제한 대상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수출 통제 대상이 흑연에서 양극재 및 리튬 영역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는 오는 2월 1일까지 대중의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기술 수출 통제가 언제부터 시행할지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기술 수출입 관리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4년 12월 대중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추가하는 반도체 수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이튿날 미국에 대한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번 발표 또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배터리 부품 제조와 핵심 광물 공정 기술의 수출 제한 카드를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배터리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음극에 국한됐던 수출 제한이 양극으로 확장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은 배터리 에너지 안보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더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들 또한 배터리 공급망 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배터리업계는 단순히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재 양극재의 중간·기초 소재를 경쟁 상대방인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이기에 공급망 안정성 확보는 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외 공급망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필바리튬솔루션과 양극재 제조용 수산화리튬 2만톤 구매·공급계약 체결을 체결했다. 또한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저가부터 고가 전기차용 양극재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전구체,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통합 양극재 법인을 설립하고 니켈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강화됨에 따라 배터리 소재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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