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라는 주문에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황이지만 금리인하기엔 갈수록 금리가 떨어지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 등 4대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지난 5일 기준)는 연 4.21~6.14% 수준이다. 고정금리(연 3.58~6.35%)와 비교하면 변동금리 하단이 0.63%포인트(p) 높다.
변동금리 산정이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도 지난해 2월 3.84%에서 10월 3.40% 11월 3.37% 12월 3.35% 로 낮아지고 있지만, 4대 은행의 변동금리는 지난해 2월(연 4.12~6.67%)과 비교해 하단이 되레 0.09%p 올랐다.
일반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만기를 짧게 잡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고객에게도 낮은 금리로 제공할 수 있다. 반면 고정금리는 은행이 장기간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붙어 금리가 높다. 과거 금리 공식과 달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주문한 영향이 크다. 앞서 지난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고정금리 주담대 비율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은행들이 소비자들의 고정금리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고정금리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 당장 금리낮은 '고정금리' 추천
다만 이로인해 금융소비자들의 고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리 인하기에는 갈수록 금리가 떨어지는 변동금리를 선택해야 이자부담이 덜할 수 있지만, 당장 낮은 금리는 고정금리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의 인하폭과 속도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지금 당장 저렴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라고 추천한다.
은행 관계자는 "보통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차이가 1%포인트(p) 이내일 때는 고정금리가, 이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는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본다"며 "경제 불확실성으로 금리 인하 폭과 속도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현재 금리 수준이 더 높은 변동금리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단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금리가 확실히 낮아지거나 더 조건이 좋은 대출 상품이 나올때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하라는 설명이다. 다만 대출 후 3년 이내에 갈아타면 0.6~0.7%인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은행들은 올해부터 상환수수료를 1.2~1.4%에서 0.6~7%로 낮췄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갈아타며 주는 이자 부담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많지 않은 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나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을 경우 인터넷은행이나 정책대출 등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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