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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카드

수수료율↓, 체크카드 외면 가속…연간 승인액 4000억 '뚝'

소득공제 이점에도 불황 여파에 인기'뚝'
브랜딩 역할로 노선변경, 어린이 청소년 공략

Chat GPT가 생성한 '어린이가 카드를 사용하는 모습'./

다음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확정되면서 체크카드 시장 위축이 가속할 전망이다.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상품개발에 본격적인 투자가 어렵단 분석이다. 혜택 강화 보단 판매 대상 발굴이 요구된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의 개인 체크카드 누적승인액은 139조8397억원이다. 전년 동기(139조4253억원) 대비 4144억원 감소했다. 이 중 승인잔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우리카드다. 연간 6238억원 줄었다. 이어 ▲비씨카드 ▲삼성카드 ▲비씨카드 순이다.

 

같은 기간 업계에서 체크카드 승인 잔액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나카드다. 지난 11월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승인잔액은 11조7635억원이다. 연간 6875억원 증가했다. 이어 NH농협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5605억, 2939억원씩 상승했다. 특히 현대카드의 연간 체크카드 승인액은 41.6% 증가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와 직접 연결해 사용한다. 사용 잔액을 즉시 차감하며 별도의 연회비가 없는 만큼 신용카드 대비 할인·적립 혜택이 떨어진다. 그러나 연말정산 시 신용카드 대비 소득공제율이 높은 만큼 수요가 꾸준했다는 설명이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15%)의 두 배 수준이다.

 

소득공제에 이점이 있지만 불황 여파에 인기가 식은 모양새다. 한 번에 물건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할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로 눈을 돌리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사 8곳이 할부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1조703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1조5326억원 1710억원 증가했다.

 

덩달아 연회비 수익도 오름세다. 지난 6월말 기준 신용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7084억원이다. 연간 650억원 증가했다. 카드사가 신용카드 회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다 프리미엄카드 출시 등 연회비 수준이 오른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신용카드 연회비 수익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등장한다.

 

올해 할부수수료와 연회비 수익이 오른 만큼 카드사의 영업 기조가 뚜렷해졌다. 카드론 잔액이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건전성을 위협하는 가운데 프리미엄카드 영업 및 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도 체크카드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준다. 현재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부과하는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0.5%다. 내년 1월 31일부터는 여기서 0.25%포인트(p) 낮춘 0.25%를 적용한다. 이어 ▲연매출 3~5억원 0.85%(0.15%p↓) ▲연매출 5~10억원 1.00%(0.1%p↓) ▲연매출 10~30억원 1.25%(0.05%p↓) 순이다.

 

단 카드사는 체크카드가 미래 신용카드 고객 확보의 초석이라는 입장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사용한 만큼 경제활동을 시작했을 때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단 설명이다. 앞서 카드업계는 대학생,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30만원의 소액 신용을 제공하는 BNPL(선구매 후지급)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어린이, 청소년 카드 또한 미래고객 확보 수단 중 하나다. 어린이 카드는 부모의 계좌와 연동해 사용하는 체크카드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사용 내역과 사용처를 점검하고 용돈을 지급한다. 체크카드가 브랜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당초 체크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라며 "모든 구간의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한 만큼 장기적인 흐름에서 체크카드 영업 방식이 바뀌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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