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원·달러 환율, 달러당 1451.90원…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연준, 12월 FOMC서 금리 0.25%p 인하…내년 금리 조정 '0.50%p' 제시
시장에서는 0.75%~1.0%p 예측…금리 전망 급변에 달러 '초강세' 전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0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최초다. 미 연준이 내년도 금리 인하 횟수를 조정하겠다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원화와 동조성이 큰 엔화 가치도 함께 하락해 달러의 초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종가)보다 17.5원(1.2%) 상승한 달러당 14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주간 거래는 1451.90원에 마쳤다. 달러가 1450원을 넘긴 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었던 지난 2009년 3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비상계엄 여파로 원화 가치가 낮게 형성된 가운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미 연준의 메시지에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모습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17~18일(현지시간) 개최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포인트(p)의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인하 폭은 시장 예측에 부합했지만, 함께 공개된 점도표(금리 예상표)는 내년도 추가 금리 인하를 2회로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인 4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연준이 발표한 경제전망예측(SEP)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여한 19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내년도 기준금리 목표치로 2회 인하(0.5%p 인하)를 지지한 위원은 10명이다. 1회 인하를 지지한 위원은 3명,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한 위원은 1명이다. 3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지지한 위원은 5명에 불과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내년도 3~4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만큼, 시장의 예측을 뒤엎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결과에 달러는 빠르게 강세로 전환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올해 초부터 노동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낮고,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이뤘으나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연방기금 금리 추가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고려하겠다"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1월에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19일 일본은행(BOJ)도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했지만, 당초 시장 예측대로 금리를 동결해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이날 일본은행은 정책금리를 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3회 연속 동결로, 엔화 가치의 척도인 엔·달러 환율은 발표 직후 달러당 155엔 중반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이는 지난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화는 엔화와 동조하는 경향이 커,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도 함께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달러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은 12월 FOMC가 매파적이었던 만큼 이를 반영해 달러당 1450원을 상회해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라면서도 "달러화의 강세가 주춤하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추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우려하는 1500원 상향 돌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요 가격 변수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준의 긴축적인 태도는 내년 상반기 중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달러 추가 강세는 제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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