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수수료 0.15%, 장기적으론 자체 경쟁력 확보가 '저렴'
"협업이 어렵다"...카드사 인사 쇄신에도 '앱개발' 공동과제
애플페이에 진입하려는 신규 카드사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하다. 주요 카드사가 인사 쇄신을 단행한 가운데 플랫폼 강화를 시사하면서다. 카드업계의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확산도 늦어지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현대카드가 선제적으로 진입했다. 애플페이 론칭 후 현대카드는 3개월간 신규회원 51만명을 유치했다. 주요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아이폰 사용자를 겨냥한 현대카드의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당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효과'를 제대로 누리면서 경쟁사의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 대비 높은 효과를 누렸다는 반응과 함께 일부 카드사의 애플페이 추가 진입설이 확산했다. 하지만 1년 9월간 애플페이에 추가로 진입한 카드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연내 신규 카드사의 애플페이 진출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에도 애플페이 추가 진입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카드업계가 각 사별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높이면서다.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수수료비용을 고려하면 플랫폼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10월 자사 플랫폼인 '우리원페이'에 '터치앤고 NFC' 기능을 탑재했다. 우리원페이 앱에 접속해 서비스 화면을 켜면 NFC 기능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에 진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아이폰 NFC를 지원하는 플랫폼 강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22년 신한카드는 '터치결제M' 기술을 공개했다. NFC를 사용하지 않지만 신한플레이 앱에서 고음파를 송출해 결제가 이뤄진다. 아울러 자체적으로 '터치결제 월렛'을 판매하면서 아이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결제영역 내 카드사의 '각자도생'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2022년 12월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픈페이(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오픈페이란 카드사 앱에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드사 간 협업이 요구되지만 주요 카드사 9곳 중 6곳만 진입하면서 '반쪽짜리'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6월에는 QR결제 규격 표준화를 시행했다. QR결제 활성화를 통해 실물카드 없는 결제 환경을 조성하겠단 취지다. 그러나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가 제외된 상태로 시작한 데다 일부 카페와 마트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강화는 모든 카드사의 공통 과제다. 앞으로도 자사 플랫폼을 통한 결제 방식이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신기술의 경우 시장에서 초기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애플페이는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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