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반도체 훈풍'에도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반도체 실적 부진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후에도 외국인은 단 두 차례만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지난 17일 기준으로 9거래일 동안 9101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속속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월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9개 증권사 중 8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NH투자증권(9만원→7만5000원) ▲한화투자증권(9만원→7만3000원) ▲키움증권(7만5000원→7만3000원) ▲유진투자증권(8만원→7만7000원) ▲BNK투자증권(7만6000원→7만2000원) ▲다올투자증권(9만3000원→7만7000원)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올 4분기 영업 환경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낮추는 이유는, 최근 미국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상승에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뚜렷한 고객사 확보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D램과 낸드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메모리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하락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은 유효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당장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며,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이벤트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한국 증시는 12월 FOMC, 마이크론 실적, BOJ 통화정책회의, 미국 경제지표 등 매크로와 펀더멘털 이슈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은 외국인이 16일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74만7338주를 순매수했으며, 종가 기준으로 추산하면 412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장중 5만 4000원까지 떨어졌으나 반등하며 700원(+1.29%) 오른 5만4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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