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聯, 17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에서 '송년의 밤'
1인당 만찬 식대 10만원 '훌쩍'…300여명 참석, 강연도 예정
일부 반대 목소리 불구하고 취소시 위약금 비싸 '강행'하기로
소상공인, 88.4% 비상계엄 사태후 매출 감소…가게 손님 '뚝'
소상공인 관련 유일한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밥값만 1인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서울시내 최고급 호텔에서 송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수침체 장기화에, 탄핵 정국까지 겹쳐 내수가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연말 특수가 사라져 소상공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서 소상공인 대표 단체가 호화판으로 행사를 여는 것을 놓고 일부에서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2024 송년의 밤'을 개최할 예정이다.
참석자 소개부터 만찬까지 오후 3시부터 약 5시간 반 동안 진행하는 행사에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오 장관의 경우 국정이 엄중한 상황이라 직접 자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공연이 이날 진행하는 행사의 만찬 식대는 1인당 약 12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나라안이 어수선해 연말 대목이어야 할 소상공인 경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가게마다 손님이 줄어 울상인 소상공인 현실을 감안하면 대표 단체가 호화롭게 행사를 열기보단 자중했어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소공연 내부에선 행사 취소 목소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호텔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를 취소할 경우 위약금이 비싸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행사도 1부 '강연'과 2부 '송년의 밤'으로 나눠 진행키로 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다보니 임박해서 취소할 경우엔 연회장을 다시 팔지 못하고 (음식 준비 등)발주에도 문제가 있어 고객은 규정에 따라 위약금을 내셔야한다"고 전했다. 취소하면 70% 가량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공연에 앞서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송년 행사를 진행한 벤처기업협회의 경우 1인당 약 8만2000원,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행사를 연 이노비즈협회는 1인당 약 8만5000원의 식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소공연이 지난 12일 발표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경기전망 긴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소상공인 10곳 중 9곳은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매출액과 손님이 모두 줄었다.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소상공인 1630명 가운데 88.4%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곳이 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매출액 '30~50% 감소'(25.5%), '10~30% 감소'(21.7%), '10% 미만 감소'(5.2%) 순이었다.
또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소상공인(1441명) 가운데 줄어든 매출액은 100만~300만원이 44.5%로 가장 많았다. 감소액이 '300만~500만원'은 29.1%, '500만~1000만원'은 14.9%였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매출이 '1000만원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도 11.5%에 달했다. '2000만원 이상 감소'한 곳도 5.4%였다.
음식점 등을 찾는 고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89.2%는 사업장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연말 장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9%는 경기전망을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28.2%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90.1%가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지 이후 소상공인들이 겪는 경영상 어려움을 알아보기 위해 10일부터 12일 사이 진행했다. 조사에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63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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