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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현장] "탄핵 반대" 광화문 시위, 성조기·태극기 함께 흔드는 2030들

14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자유통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저지 집회'의 풍경. 태극기와 성조기, 각 지역별로 모였음을 나타내는 깃발이 흠들리고 있다. /김서현 기자

"지금은 교회 다니는 사람 아니어도 모두 다함께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합니다.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전광훈 목사가 읊은 사도신경이 끝나자 싸늘한 광화문거리는 펄럭이는 태극기와 성조기로 뒤덮혔다.

 

"아멘"을 외친 사람들 곁에서 취재 중인 기자 옆에 선 20대 여성이 핫팩을 내밀었다. 말 한마디 섞어보지 않았지만 핫팩을 내미는 손길에는 따스함이 함께 했다.

 

"추운데, 혹시 가져오셨어요?"

 

14일 자유통일당 등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저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 추산 인원은 주최 측 주장 100만 명이었다.

 

12시부터 열리기 시작한 집회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늘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때로 빨간색 옷과 소품을 들기도 했다. 또 노년층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집회 참가자들은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와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현장은 자발적으로 핫팩과 간식을 나눠주는 사람들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러 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나와서 감사합니다"를 연신 말하던 허도(69)씨는 "북한의 위험성을 요즘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듯 하다"며 "이번 계엄령은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계속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막는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 저지 집회에 노년층이 모인다는 속설과 달리 2030대 청년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교회를 통해 단체 참가한 사람과 홀로 집회에 참가하러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탄핵 저지 집회에 참가했다. /김서현 기자

분위기가 고조되자 전광훈 목사가 단상에서 예배를 진행하고 찬송가를 불렀다. 사람들은 자유통일당 등에서 나눠준 '탄핵반대 이재명구속, 탄핵반대 주사파척결' 문구가 있는 피켓을 흔들거나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길영은(29)씨는 "교회 청년부에서 함께 나왔다"며 "요즘 시국이 어렵고 심각한 만큼 우리도 의견을 내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길씨에게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위기를 묻자 말을 흐렸다.

 

작은 말티즈 강아지를 데리고 함께 나온 부부는 강아지가 입은 옷에도 피켓을 둘러줬다. 김지영(가명·32)씨는 "며칠 내내 탄핵을 저지하려는 세력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MBC가 하는 짓을 보면 속에서 열불이 터지려 해 몸이 약한 편이지만 직접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오후 8시까지 신고돼 있으나 주최 측 관계자에게 묻자 "표결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 시위를 이어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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