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11일 '서울형 수변 감성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곡천 수변 활력 거점을 조성해 개장했다. 수변 감성 도시 사업은 서울 곳곳을 실핏줄처럼 잇는 78개, 334km 길이의 소하천과 실개천 수변 공간을 여가·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다.
시는 작년 1호 홍제천 홍제 폭포 카페의 문을 연 데 이어 올해 2호 관악구 도림천 공유형 수변 테라스, 3호 동작구 도림천 주민 커뮤니티, 4호 홍제천 상류 홍지문 역사문화 공간을 차례로 개장했다.
시는 서울형 수변 감성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전역에 흐르는 물길을 따라 지역 특성을 반영한 문화, 경제, 휴식·여가 활동이 이뤄지는 신개념 수변 공간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울시내 하천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자연 생태형 ▲역사 관광 명소화형 ▲지역 경제 활성화형 ▲문화·여가형 총 4가지 형태의 수변 활력 거점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수(水)세권 품은 복합문화공간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에 새롭게 생긴 세곡천 수변 활력 거점(세곡동 509)을 방문했다. 지하철 3호선 수서역 6번 출구로 나와 강남06-1번 마을버스를 타고 8개 정류장을 이동해 강남 신동아 파밀리에 2단지 정거장에서 내려 목적지에 닿았다.
가장 먼저 실여울교 앞에 자리한 물맞이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황색, 노란색 고운 빛깔을 자랑하는 단풍나무가 방문객을 맞았다. 이날 오후 물맞이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은 늦가을 찬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리는 게 걱정됐는지 마스크와 모자, 목도리로 중무장한 차림으로 느릿느릿 산책했다.
공원 내 오솔길을 따라 세곡1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하천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물맞이광장과 수변 스탠드가 나온다. 아기 배냇머리처럼 들쑥날쑥 자란 연둣빛 사초, 보라색 데이지 같은 청화쑥부쟁이, 잎끝이 붉은 홍띠 등 돌계단 사이사이에 식재된 식물들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수변 라이프 즐기는 곳
은곡사거리 구간은 녹지와 펜스로 막혀 있던 기존 공간이 뻥 뚫린 사거리광장으로 재정비됐다. 지난 11월 25일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개천 위를 둥둥 떠다니는 청둥오리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깊이가 얕은 천에 먹이가 있을까 궁금해 넓적한 직사각형 모양의 돌다리를 건너면서 하천 바닥을 눈으로 훑었다. 검지와 약지, 소지 크기의 피라미들이 떼를 지어 돌무더기 근처에 몸을 숨기곤 천적의 눈치를 살폈다. 작은 물살이들은 잎이 가느다랗고 긴 낙엽과 생김새가 매우 흡사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확인해야 나뭇잎과 식별이 가능했다.
사냥꾼에게 쫓기는 먹잇감의 절박한 심정을 알 리 없는 동네 주민들은 물고기가 숨어든 돌다리 위를 자유로이 거닐며 걷기 운동을 했다.
이날 세곡천에서는 사람들 몰래 무언가를 캐고 있는 노인도 볼 수 있었다. 그는 두툼하고 거친 손으로 블루베리처럼 생긴 맥문동 열매를 한 움큼씩 따서 검은색 비닐봉지에 재빠르게 담았다.
마치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을 한국 버전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보는 듯했다. 맥문동 열매를 채취하는 어르신을 지나 세곡5교로 자리를 이동했다. 요트 돛처럼 생긴 조형물이 달린 다리 서쪽에 자리한 반고개테라스는 근린생활시설이 밀집한 아랫반 마을과 하천을 잇는 개방된 공간으로 설계됐다. 스탠드 곳곳에 네트형 휴게 공간이 생겼고, 다양한 수생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체험 데크도 설치됐다.
아이들을 위한 사면 놀이터는 세곡보도2교 일대에 조성됐다. 둔치 사면을 활용해 그물망 타기, 줄타기, 미끄럼틀,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놀이터로 만들어졌다. 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과 연계하기 위해 대왕어린이공원 인근에 뒀다고 한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향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친수 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다. 세곡4교 밑에 빛의 갤러리를, 물맞이공원 앞에 수상 무대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구는 전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