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또 다시 반도체 기업의 희비를 가르며 'AI 거품론'을 불식시켰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AI 생태계에 빠르게 올라탄 기업들이 시장전망치에 상회하는 호실적을 내놓았다. 반면 AI 관련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저조한 성과를 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3분기 실적에서 AI 관련 사업의 성장 여부를 바탕으로 엇갈린 결과를 나타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AMD는 AI 반도체 사업부문과 아닌 부분의 매출이 대조적으로 나타났다.
AMD는 이번 3분기 매출 68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0.9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I와 관련된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2분기 연속으로 2배 성장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35억 달러에 이르렀다. 다만 게임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이 68% 감소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AMD는 이달 초 공개한 새 AI칩 MI325X가 오는 4분기와 2025년 상반기까지 매출 성장을 큰폭으로 견인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리사 수 AMD CEO는 "MI325X 공개 후 고객 및 파트너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분기 중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등 우리 기업들 또한 AI 수요에 큰 수혜를 입었다.
지난 24일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성장을 토대로 분기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3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
한미반도체 또한 HBM용 TC본더를 바탕으로 올 3분기 매출액 2085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 본더의 본격 납품과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HBM TC 본더 전용 신규 공장 증설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AI를 중심으로 재편된 반도체 시장에서 AI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의 성과는 처참하다.
올해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실패한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반도체(DS) 부문 실적이 추락하며 경영진이 실적 부진에 대한 사과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올 2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3E 12단을 선보였으나 4분기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납품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2025 한국경제 대전망'을 내며 "반도체 생산의 패러다임이 D램 같은 소품종 대량생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칩,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다품종 맞춤형 생산으로 변했으나 삼성전자가 흐름을 놓쳤지만 SK하이닉스는 흐름의 변화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시장의 재편과 각 기업의 희비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Transformation)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배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인텔은 대표적으로 AI 경쟁력을 잃으며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다. 인텔은 2분기 AI 생태계에 올라타지 못하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미 시가총액으로는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에서 밀렸다. 인텔은 여전히 수요가 낮아진 CPU를 중심으로 하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문제로 지적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범용 제품 수요 부진 등으로 반도체 조기 겨울론이 제기됐지만 AI 반도체 수요의 중심에 있는 주요기업들이 뜨거운 여름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통신사, 일반 기업,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수요 등을 감안할 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2025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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