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의 변동성과 정제마진 약세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안과 수요 부진으로 인해 정유사들의 하반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리터당 12.8원 하락한 1587.6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둘째 주 1600원을 돌파한 이후 33주 만에 1500원대 진입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9월 셋째 주부터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 중국 경기 부양책 발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뒤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장기적 측면에서 약세를 유지하고 있기에 국내 기름값이 인상되더라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국제 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에도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가 충분하지 않아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 유가가 구매 당시보다 낮아지면 정유사들이 미리 구매한 비축분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증권사들 역시 정유사들의 전망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제마진의 약세도 정유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가·운임 등 비용을 빼고 정유사가 얻는 순수익이다. 1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7.3달러를 기록했으나 2분기 3.5달러, 3분기 3.6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 3일 기준 정제마진은 2.46달러에 머물렀다. 통상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4~5달러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앞서 정유사들은 3분기 계절적 성수기 등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회복을 기대했으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전망은 다소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아시아 휘발유 시장은 3분기 진입과 동시에 상승 동력을 회복하는 중"이라며 "세계 최대 휘발유 시장인 미국도 3분기 견조한 여름철 수요를 보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며 "수요 변화에 민감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지며 하반기에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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