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위치, 인구 감소, 점포 노후화등으로 '위기'
상인들, 시장 살리기 안간힘…'특성화시장'에 도전
토요그린마켓 통해 유입인구 ↑, 체험형 시장 조성
"상인·소비자 만족하는 문화관광 특성화시장 목표"
경상북도 문경.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철도 문경선이 지나는 경북 중서부에 위치한 청정도시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큰 마음을 먹지 않으면 가보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농업과 탄광 산업 그리고 주변 산과 들이 마음껏 선물하는 특산물과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 바로 문경이다.
문경 가은읍에 있는 가은아자개시장은 55개 점포가 산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고사리, 더덕, 두릅, 참나물 등 산채를 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이다.
'아자개'는 신라의 장수이자 후백제 초대 국왕인 견훤의 아버지로 문경 가은읍이 바로 아자개와 아들 견훤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가은아자개시장은 문경에서도 다소 외딴곳에 있는 등 단절된 지리적 위치와 인구 감소, 점포 노후화, 대표 상품 부재 등으로 한 때 위기를 맞았다.
2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코로나 앤데믹 이후 테마파크인 문경 에코월드를 비롯한 주변 관광지에 유입 인구가 점점 늘면서 가은아자개시장 상인회도 기회를 잡기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진공의 '특성화시장 육성사업' 도전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가은아자개시장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계기로 기존 민속 체험 관광형 컨셉을 유지하면서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주변 관광지와의 상생 협약,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토요그린마켓 개설 ▲체험형 시장 조성 ▲특화 상품 개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의 경우 '토요그린마켓'은 관광객이 몰리는 8월19일부터 11월4일까지 열렸다. 이 결과 주말 매출은 전년 대비 10.7% 상승했고, 관광객은 전년 하반기 대비 1만5000명 가량 증가한 약 12만5000명이 다녀갔다.
폭염 등으로 다소 여의치 않았던 올해는 '가은 토요 역사·문화 탐방 자유 투어'를 개설해 매주 토요일 600명 한정으로 10월 26일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형 시장'은 가은아자개시장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시장은 2011년 당시 3668㎡에 달하는 부지에 민속마을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민속 체험형 장터를 조성했다.
특히,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교육적인 역사·문화 스토리가 담긴 철제 배너 설치, 인조 꽃터널을 활용한 감성 포토존, 입구 아치 도색, 개폐형 썬쉐이드 설치 등 기존 노후 환경을 개선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조선시대 장터를 재현한 시장의 모습과 초가집으로 된 상점들, 장터방앗간, 양조장, 로컬푸드, 공방 등 덕분에 민속촌에 온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고 장 보는 맛도 극대화했다.
가은아자개시장은 특화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제비쑥을 직접 재배해 만든 '제비쑥덕 3종(설기, 절편, 인절미)'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두번의 품평회를 거치며 맛을 인정받고 '가은쑥향'이라는 브랜드도 탄생했다.
제비쑥떡은 상인협동조합 '아자개협동조합'을 통해 생산·판매하며 상인들의 소득 창출 기회까지 만들어냈다. 아자개협동조합은 문경새재 양조장과 만복막걸리 최저가 공급 상생협약체결도 맺었다.
가은아자개시장 성운모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은 볼거리와 먹거리 넘치는 다양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라며 "상인과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문화관광 특성화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진공이 지원하는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은 사업목적에 따라 ▲첫걸음기반조성 ▲문화관광형시장 ▲디지털전통시장으로 구분된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2년 간 최대 10억원(지방비 포함)을 지원하고 지역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해 시장 고유의 특장점을 집중 육성하는 상인 중심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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