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엔비디아를 처분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지수 추종과 레버리지·인버스 투자에 대한 선호는 유지되면서 '불개미' 면모를 보였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9월 3~9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로 약 1억3989만달러(1879억원)을 사들였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SCHWAB US DIVIDEND EQUITY(SCHD)' ETF의 순매수 규모가 1983만달러(266억원)인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규모다.
뉴욕 증시는 지난주에 1년여 만에 최대치로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혼란을 야기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경우, 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7.75% 급락했으며, 이후 6일에도 4.52% 떨어졌다. 지난주에만 약 12.22%가 추락한 셈이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전망이 발표됐던 브로드컴을 비롯해, TSMC와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저가매수 구간으로 판단한 서학개미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엔비디아에 대한 투심은 꺾인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 후 최근 2주간 20.5% 급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학개미들도 지지난주까지는 저가매수 구간이라는 판단으로 엔비디아를 집중 매수했지만, 지난주부터는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은 동일기간 엔비디아를 4억7312만달러(6356억원) 팔아치우면서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다만 반도체 업종이 혼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투심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에는 ICE 반도체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에 반도체 상승장과 하락장에 대한 베팅이 동시에 들어간 것이다. 게다가 공격성이 높은 레버리지·인버스 투자에 대한 선호가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위권 내에도 레버리지·인버스 관련 종목이 4개 종목 포함돼 있다.
지난주까지 비트코인의 하락세도 지속되면서 코인 관련 ETF에 대한 선호도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주에 코인베이스인 'GRNTSHR 2X' ETF와 비트코인 선물 레버리지 상품 '2X BITCOIN STRATEGY' ETF를 각각 1936만달러(260억원), 858만달러(115억원)씩 사들였다. 해당 ETF들 역시 레버리지 상품으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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