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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M-커버스토리] M&A·스타트업 육성으로 경쟁력 강화

오리온 사옥 전경/오리온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침체로 위기에 직면한 식품업계가 타개책의 일환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거나 M&A를 통해 수익원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 인수로 몸집 키우기

 

8일 <메트로경제> 취재를 종합해보면, 올해 초 오리온은 바이오기업인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했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오리온은 지난 3월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 인수를 위한 주식대금 5485억원의 납입을 완료하고 최대주주로 올랐다. 누적 계약 규모는 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ADC(항체약물접합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식품 회사로 업력을 쌓은 오리온이 식품산업과 바이오산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푸디스트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CJ, 동원그룹에 이은 식품업계 3위 규모로 올라서게 됐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왼쪽)과 사조그룹 CI/사조그룹

푸디스트는 지난해 매출 1조291억원으로 최근 3년 연평균 15.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 기업이다. 주요 사업영역은 식자재 유통과 단체 급식 사업이다.사조그룹은 푸디스트 인수를 통해 기존의 농산(밀, 콩, 옥수수 등 3대작물 전체), 수산(참치, 명태, 오징어), 축산(돼지, 닭, 오리) 등 1차 산업의 전 영역과 식품에서는 국내 28개 공장을 통해 원자재부터 제조, 판매, 유통을 아우르는 식품 밸류 체인 완성에 다가가게 됐다.

 

푸디스트가 보유한 전국 6개 권역 물류센터 및 13개의 도매 마트인 '식자재왕마트', PB상품, 온라인 식자재플랫폼을 통해 기존 식품 제조 사업과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A를 이끈 사조그룹의 주지홍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시너지와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올해 매출 6조 달성과 5년 내 10조 외형을 갖출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hy는 종합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으로 최근의 소비침체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릉' 운영사인 메시코리아를 800억원에 인수한 hy는 배달앱 '노크'를 선보이면서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hy가 선보인 '노크'는 배달료 없이 상점이 설정한 최소 금액만 충족하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지역을 확대한다. 입점업체들에도 중개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적용하고 광고비와 가입비를 부과하지 않는다.

 

식품기업들이 국내 식품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스타트업 투자로 성장동력 발굴

 

하이트진로와 농심은 국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식자재 유통 '미스터아빠', 식물성 조직 단백질 '에어라이프', 농산물 저장 창고 임대 중개 '한국농업데이터', 친환경 포장재 '나누' 등에 투자했다. 주류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측은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종 산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전개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건강 관련 기업인 '비욘드넥스트', '크리에이터스랩', '스테이정글' 등을 비롯해 로봇 주방 자동화업체 '퓨처키친'과 3D 프린팅 대체육을 개발하는 '비페코'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나아가 국내 일류 스타트업 투자 회사인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운용하는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 50억원을 출자했다. 벤처펀드를 통해 배양육과 스마트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푸드 밸류체인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베지가든' 브랜드로 식물성 대체육 사업을 추진해온 만큼 배양육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의 발굴과 협업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리려는 복안이다.

 

CJ제일제당이 사내 벤처 1호로 '얼티브'와 함께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을 선보였다. 홍콩 AEON몰 스낵코너 매대에 진열된 바삭칩 3종/CJ제일제당

◆사내 벤처 육성에도 적극적

 

CJ제일제당은 2021년 2월 이노백 프로그램을 시작해 사내 벤처 1호로 '얼티브'와 함께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을 선보였다. 익사이클 바삭칩은 깨진 조각쌀과 콩 비지 등 식품 부산물을 30%가량 함유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의 고단백 영양 스낵으로,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도 판매에 나서며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롯데제과) 신사업담당 박민규 메니저(왼쪽), 스탠드에그 고영우 대표(가운데) 스탠드에그 김성균 대표(오른쪽)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는 2021년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년 신규 사업팀을 선정하고 있다. 선발된 사내 벤처팀에는 사업 지원금과 별도 외부 사무공간, 롯데벤처스 1:1 컨설팅, 분사 및 지분 투자 등을 지원한다. 식품과 관련없는 사업이어도 신규 사업팀으로 선정될 수 있고 사업성을 인정받으면 분사까지 이어진다. 현재까지 '스탠드에그' '애뉴얼리브' 가 독립 분사했다.

 

특히 분사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스탠드에그는 식음료가 아닌 모바일 게임을 주 사업모델로 설정한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나 스타트업·사내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사내 벤처 투자의 경우 신사업에 대한 도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구성원들의 의욕을 끌어 올려 적극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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