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 성공
5년 10위, 10년 '초대형 IB' 진입 어려워
금융당국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면 '우리투자증권'이 다음 달 본격 출범한다. 우리금융은 업계 10위권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단기금융업 인가, 한국포스증권의 투자매매업 변경 예비인가, 투자중개업 추가등록, 우리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을 의결했다. 합병 증권사명으로 결정된 우리투자증권은 내달 1일 공식 출범하게 됐다.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중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증권업 재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 합병으로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총자본 1조2000억원, 총자산 6조6000억원, 고객(예탁)자산 10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기준 18위권의 중형 증권사로 출범한다.
올해 3월 기준 우리종금 고객자산은 4조3000억원, 포스증권은 6조5000억원이다. 고객수는 우리종금 20만명, 포스증권 28만명으로 합병시 단순합계로 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의 뒷받침 속에 '1등 증권사'라는 10년 전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금의 기업금융(IB)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기반 리테일(개인고객) 사업 장점을 합쳐 합병 후 5년 내 자기자본 10위권 증권사,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다만 시장에서는 수 년 내 목표 도달이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자기자본 10위 증권사는 현재 대신증권으로 자기자본이 약 3조1000억원이다. 10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5년간 급성장을 보여줘야 한다.
몸집이 커지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인데 우리금융지주의 지원이나 추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해야 한다.
실제 LS증권도 지난 2020년 이후 자기자본 10위 증권사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기자본 20위(9354억원)에 머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추가 증자나 2차 합병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안착 후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당장 해결 할 수 없다. 최종 목표인 초대형 IB가 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춰야 되기 때문에 10년 동안 3조원의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초대형 IB로 지정돼 있지만 지난 2017년 이후 초대형IB 신규 진입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브로커러지 시장과 대형사 위주로 형성된 IB 시장에서 우리투자증권이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일 것"이라며 "현재 증권업계 역시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으로 시장안착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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