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해당 사업부지 소유권을 100%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주택법은 주택건설사업 촉진을 위해 일정한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주택법 제21조 제1항 단서 제1호입니다. 해당 사업부지의 소유권을 80% 이상만 확보했더라도 나머지 사업부지가 주택법 제22조의 매도청구의 대상이 되는 경우입니다. 다만, 이 경우 위 사업이 '국토계획법 제49조에 따른 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에 해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있었던 경우에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하급심 판결이 있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3. 2. 2. 선고 2022구합102047 판결, 대전고등법원 2023. 9. 21. 선고 2023누10455 판결).
이 사건은 사업부지의 96% 이상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나머지 4%부지의 경우는 매도청구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관할청이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했는데, 4% 부지의 소유자들이 관할청을 상대로 위 승인의 취소소송을 구한 사건이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미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사업의 경우에는 '지구단위계획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제1심인 대전지방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토계획법 제51조 제2항은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반드시 지정해야만 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1심은 '필요'의 사전적 의미가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을 고려해 '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이란 바로 위 제51조 제2항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말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위 제2항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전고등법원은 이와 달리 피고의 손을 들어줘 피고의 승인처분이 적법하다고 봤습니다. 제2심은 국토계획법상 지구단위'계획'과 지구단위계획'구역'은 구분되는 개념이므로, '구역'에 관한 규정인 국토계획법 제51조 제2항은 '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면서 제1심 판단이 부당하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주택법 입법취지, 국토계획법 목적, 지구단위계획의 개념 등을 종합해 보면 '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은 시장, 군수 등이 토지 이용의 합리화, 기능증진, 미관개선, 양호한 환경 확보를 통해 공공복리를 증진시킬 목적 등으로 수립, 결정하게 되는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체계적·계획적인 지역관리가 필요한 곳에서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사건처럼 이미 체계적·계획적인 지역관리 등 공익상 필요가 있어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이뤄져 있는 경우, '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원고들은 해당 주택건설사업을 위한 '별도의'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으나, 제2심은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 결정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은 원고가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미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주택법 제21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지구단위계획 결정이 필요한 주택건설사업'에 해당함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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