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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아워홈, 푸드테크·혁신 성장에 제동 걸리나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뉴시스

급식 식자재업체 아워홈이 퇴임 이사제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회사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아워홈의 신성장동력인 푸드테크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데다가 회사가 언제 매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아워홈의 새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안을 부결시켰다. 새 이사회는 故 구자학 창업주의 장녀 구미현 씨와 구미현 씨의 남편 이영렬 씨, 창업주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 씨로 구성됐다.

 

임시주총에서 구 부회장은 재선임에 실패했지만, 임기 만료 후에도 구 부회장을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에서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 아워홈의 혁신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구 부회장은 그동안 신사업으로 푸드테크를 낙점하고 주도적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업계에선 아워홈의 푸드테크 사업이 심한 경우 중단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푸드테크 사업 특성상 타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은데 회사 내부 경영 상황이 불안정할시 협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

구 부회장은 올 1월 'CES 2024' 현장을 방문해 푸드테크 동향을 살폈다. 신년사에서도 기술에 기반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3월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미래 식품 산업을 선도할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고, 지난달에는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하고 IT 전문가인 임수진 부문장을 영입했다. 특히 구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9835억원, 영업이익은 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무려 75%나 증가한 수치다.

 

아워홈을 진두지휘해온 구 부회장이 언제 경영에서 물러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푸드테크 협업이 긴밀하게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모펀드 매각설도 나오고 있어 직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구지은 부회장/메트로 DB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하고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보유지분 각각 38.56%, 19.28%다. 새 주인은 아워홈의 60%에 달하는 지분을 인수해 새로운 대주주가 될 수 있다. 앞서 2년 전에도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지분 매각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는 경영권 분쟁 등 향후 불거질 리스크로 인해 원매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한국노총 전국 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날 아워홈 본사 앞에서 구 전 부회장과 장녀 미현씨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 측은 경영권이 매각되면 직원 처우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아워홈을 사들인 사모펀드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새 대표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장녀 구미현 씨다. 구미현 씨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구지은 부회장 등에 '본인이 대표이사에 오르겠다'는 내용을 포함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겠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의 임기 만료일 이후에도 새 대표이사가 선출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이사회 내부에 잡음이 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흘러나오고 있다.

 

구 부회장 측과 구미현 씨 간 법적분쟁이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지난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을 몰아내며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기로 협약 맺은 바 있다. 그런데 구미현 씨가 지난 임시주총에서 오빠 편에 서면서 이 협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아워홈 측은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기 위한 이사회가 열리는 시점은 알 수 없다"며 "다만 구지은 대표이사가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경영공백을 방지하고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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