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구조물에 포집된 이산화탄소 깊이를 비파괴적으로 측정할 기술이 개발됐다.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던 초음파 이미지 기술을 건설 분야에 적용한 최초 사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김건 교수는 조선대학교 건축공학 김형기 교수,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전기전자공학 Michael Oelze 교수팀과 함께 시멘트의 탄산화 깊이를 정밀하게 시각화할 정량적 초음파 이미징 (Quantitative Ultrasound, QUS)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콘크리트의 탄산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구조물에 포집시키는 것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건설 산업 분야의 핵심 전략 기술 가운데 하나다. 탄산화가 진행됨에 따라 콘크리트 부재 내 미세 구조가 변화하는데, 이런 구조적 변화는 기존 비파괴 방법들로는 측정이 어려워 파괴적 방법에 의존해 왔다.
연구팀은 수집한 초음파 신호에서 재료의 초음파 산란 및 감쇠 특성을 추출해 이를 이미지로 시각화함으로써 미세 구조 의 변화를 포착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존의 파괴적 시험기법인 페놀프탈레인 지시약법으로 측정된 결과 대비 약 1㎜ 정도의 오차만을 허용하며 탄산화 깊이를 정확히 탐지했다. 탄산화 깊이를 위치별로 비파괴적으로 측정 가능함이 증명된 셈이다.
현재 보편화된 초음파 이미징 검사 기법은 낮은 해상도의 한계로 전문가나 의사 경험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개발된 기술은 재료에 따라 결정되는 정량적 지표를 기반으로 이미지 픽셀을 구성하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재료의 구조적 변화를 손쉽게 판단할 수 있다.
김건 교수는 "바이오 메디컬 분야로 국한돼 사용됐던 정량적 초음파 이미징 기술이 건설 분야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아며 "해당 기술은 앞으로 자동차 배터리 수명 예측, 암 조직 정밀 시각화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건설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Cement and Concrete Research'에 4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과제 및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0년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에 부임한 김건 교수는 건설공학, 고분자화학 등을 아우르는 다학제간 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 집속된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한 암 조직 파괴, 폴리머 분자 사슬 강화, 초음파 기반 구조물 건전성 평가, 구조물 진단을 누구나 쉽게 할 응력 시각화 고분자 센서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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