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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일본의 아파트와 맨션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로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여행이면 더 좋고 업무를 위한 출장이라도 왠지 비행기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도 좁은 이코노믹석에 앉아 오랜 시간 비행하면 피로가 쌓여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는 비행시간도 짧아서 적당히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낄 때쯤 도착하기 때문에 이코노믹 클래스 증후군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공항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공항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것이 아니라 외곽에 있어 공항 리무진 버스나 도심 철도를 이용해서 다시 목적지로 이동하게 된다. 일본의 공항에서 목적지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일본의 시골 마을들을 보고 있으면 한적한 평야와 적당한 촌락이 보여 우리의 지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기와지붕의 집들도 보여 매우 친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도심으로 가까워질수록 무언가 이질감이 들기 시작한다. 외곽지역은 우리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도심으로 갈수록 무언가 우리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공항 리무진을 타고 한참을 달려왔으니 분명 도심 한복판은 아니더라도 시골은 아닐 텐데 높은 건물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우리가 알고 있는 아파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건물이 2층 규모로 아담하게 지어져 있으며, 내 어릴 적 기억 속의 연립주택과 같은 모양의 건물이 즐비하게 서 있는 게 아닌가. 도심 한복판으로 들어와 보니 빌딩 숲은 또 우리와 같은데 그곳을 조금만 벗어나니 정말 드물게 보이는 아파트 몇 채 외에는 낮은 구조의 건물들이 대부분이고 3, 4층 건물은 높은 편에 속한다. 일본도 도심은 땅값이 비쌀 텐데 왜 이럴까?

 

그 이유는 일본의 지진 때문에 오래전부터 축적된 일본의 건축 양식 때문이다. 일본은 지리적 특징 때문에 지진이 매우 자주 일어나서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지진도 예사롭게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아주 오래전부터 일본에서는 집을 지을 때 나무를 사용해서 잠시 흔들리더라도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했는데 그 건축 기법이 지금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단단하고 튼튼한 콘크리트나 철근으로 집을 지으면 오히려 지진의 영향으로 붕괴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내진설계를 해야만 한다. 따라서 일본은 내진설계와 관련된 건축 기술이 발달했지만, 내진설계는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집을 지으려 하니 여전히 목조 주택이 많이 있고 목조 주택은 구조상 3층 이상으로 올리기가 어려워 2층 이하의 주택이 많이 보이는 것이다. 목조 건축물은 단독 주택도 있지만 도심으로 갈수록 우리가 아는 연립주택 모양으로 지은 집을 부동산 회사가 관리하면서 임차인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 주의할 점은 우리가 보기에는 연립주택인데 일본에서는 그것을 아파트라고 부른다. 사실 아파트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5층 이상의 공동주택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러한 형태는 맨션이라고 한다. 따라서 맨션은 고층 건물에 가격이 비싸 아파트보다는 집값이나 월세가 더 높게 책정되어 있다. 드물게 보이던 아파트를 일본인들은 맨션이라고 부르다니 일본과 우리는 같은 게 많은 줄 알았는데 같은 것도 다르게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인과 대화할 때 아파트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파트인지 아니면 맨션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한참 동안 동문서답을 할 수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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