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하면 단숨에 저축은행 상위권 도약가능...업황악화 '걸림돌'
새주인찾기 난항..."'하반기 반등설' 실현되야 가능성 높아질 것"
금융위원회가 상상인그룹에 저축은행 매각명령을 내린지 6개월이 다가오지만 매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축은행권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부진한 탓이다. 상상인그룹은 대표이사 변경 등 경쟁력 제고 방안을 단행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금융위는 상상인그룹에 '주식처분 매각명령'을 의결했다. 상상인그룹에 저축은행 보유 지분을 10% 이하로 줄이라고 명령한 것. 상상인그룹이 효력정지 신청 소송을 진행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달 매각절차를 모두 마쳐야 한다.
금융당국의 조치와 별개로 상상인그룹은 저축은행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전해진다.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상승 등 저축은행권의 영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하반기 반등설'이 있지만 상상인증권, 상상인인더스트리 등 순이익 창구가 존재하는 만큼 취사선택이 요구되는 시기다.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은 대표이사를 바꿨다. 이재옥 전(前) 감사가 상상인저축은행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상상인저축은행에서 대표직을 수행하던 이인섭 대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됐다. 감사 업무를 수행하던 이 대표는 업계에서 경영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리스크관리와 상표가치 제고를 함께 이룰 적임자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매각을 고려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사업 의지가 있다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만 하다는 평가다. 단숨에 상위권 저축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선택지기 때문이다. 같은 대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애큐온저축은행 또한 매물로 나왔지만 지난 2019년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베어링PEA에 인수된 이후 유상증자를 두 차례 단행하면서 업황이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상상인그룹의 저축은행 총자산은 4조7677억원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각각 3조1993억원, 1조5684억원씩 보유하고 있다. 영업권역은 '경기·인천'과 '대전·세종·충청' 등 두 곳이다.
실제로 상상인그룹의 저축은행 매각설 이후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실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와 상상인그룹 간 본격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투자업계에서는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권의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서다. PF와 리테일(소매금융)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대출 취급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설로 업황 호조 기대감이 있지만 연내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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