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美 캘리포니아 소노마 '센시스'
가끔씩, 아니 매번 아쉽다. 품질이 좋으면 비싸고, 예쁜데 싸게 샀더니 결국 싼 티가 난다.
소비자의 고민은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좋은데 비싸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소비자 입장에서, 다른 말로 하면 눈높이가 아주 높아진 상태에서 볼 때도 제 값만 하면 좋을 터.
와인이라고 다를 리 없다. 저 마다의 개성은 눈여겨볼 만 하지만 균형감을 갖춘 와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따땃한 햇살 아래서 자라 과실미가 폭발한다 싶으면 과하기만 하고, 서늘한 곳에서 산미를 키웠더니 뭔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
경제용어로 말하면 '골디락스'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50년대, 60년대 생은 꿈도 안꿨다. 70년대 생도 지역, 혹은 테루아에 따른 차이로만 치부해버렸다.
80년대 생이라서 다른걸까. 맥스(Max), 크리스(Chris), 마일즈(Myles)까지 1988년생 세 명, 본인들의 첫 글자를 딴 와인을 만든 이들은 골디락스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골디락스를 해내는 것이야말로 명품의 반열에 오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스토퍼 스트리어터 센시스 창업자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안 리버밸리에 담긴 테루아의 저력을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프리미엄 샤도네이와 피노누아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도를 수확할 수 있는 정확한 시점이 언제일까를 항상 고민하며 와인 뿐 아니라 모든 일은 균형감을 맞추는 것이 센시스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센시스가 내놓은 와인을 맛 본 이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이라면 과연 미국의 소노마에서 만들어진 와인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프랑스 부르고뉴, 그것도 몽라쉐라고 답했을 거라고.
캘리포니아의 빛나는 햇살이 짜릿짜릿한 산미를 만났다. 캘리포니아식 골디락스인 셈인데 목표를 너무 빨리 달성했다. 센시스의 화이트 와인이 '소노마의 몽라쉐'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다.
"가능한 옷을 덜 입히려고 노력했다." 크리스토퍼의 말이다.
포도밭, 포도 본연의 향과 맛에 집중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서 밸런스 포인트를 찾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미국의 샤로도네를 새롭게 바라봐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센시스 델 디아블로 샤도네이' 2021년 빈티지는 센시스 포도밭 가운데서도 내륙에 위치해 따뜻한 기온을 유지했지만 과실미와 산도를 높게 유지했다. '센시스 찰스 하인츠 샤도네이' 2021년 빈티지는 화이트 와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은만큼 힘이 넘쳤다. 둘 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와인이다.
'센시스 엠씨엠 88 피노누아는 3명의 창립자들이 생년과 이름 앞글자를 따서 네이밍했다. 어디가 산지인가 싶을만큼 초콜릿 민트향과 함께 야생고기향이 진하고, 구조감이 도드라진다. '센시즈 데이원 피노누아'는 3명의 창립자가 센시스를 세우고 말 그대로 첫째날에 내놓은 와인이다. 코에서는 라즈베리 파이, 빨간 장미의 화려한 향과 라벤더에 숲의 바닥에서 날 법한 나무의 향이 집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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