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선박 제조 현장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용접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숙련 용접공 부족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을 통해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3038명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이했던 지난 2014년 약 30만명에 비해 20만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협회는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2027년부터는 13만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조선사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3D프린팅, AI 등 첨단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핵심 인력인 숙련된 용접공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장 투입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 도입은 인력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안전사고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운항 선박 내 소모성 유지보수(MRO)를 위해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운항하고 있는 선박의 MRO 부품 수급 기간을 기존 200여일에서 단 이틀로 단축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은 기술 개발 속도, 현장의 로봇 적용에 대한 의지에 따라 전체 용접 작업의 20% 이상 대체 가능할 로봇 개발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제작에 최적화한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을 개발해 왔다. 회사는 지난 2023년부터 용접 로봇을 현장에 투입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용접 로봇 보다 5배가량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접 로봇에는 용접 레이저 빔을 일정한 간격과 속도로 회전시키는 기술, 용접 초점 위치를 변경하는 기술 등의 기술이 탑재됐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3년 선박 배관 조정관을 용접하는 협동로봇 개발에 성공해 실제 선박 건조 현장에 적용 중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협동로봇을 적용한 후 작업시간이 약 60% 줄어들어 생산성 향상과 작업자의 피로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업계는 소형 협동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소형로봇은 선박 제조 현장에서 운반하기 쉬우며, 매 수주마다 필요한 공정이 수정되더라도 로봇을 설치하는 데 비용과 시간적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사람이 들고 쓸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형태의 로봇이 활용성도 좋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화그룹 로봇 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는 조선소 현장 수요에 맞는 소형 협동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기존 보유한 협동로봇 중 13kg으로 가장 가벼운 'HCR-3A'보다 약 2~3kg 더 경량화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인화 기술 적용으로 인해 고숙련 노동자의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숙련노동자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무인화로 노동이 대체되면 저숙련 노동자들이 필요 기술을 쌓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각 공정마다 특성이 달라, 모든 용접 작업에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인간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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