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KBS 대담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직접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담을 통해 20%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인 지지율에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충분한 입장 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나와야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2일 뉴시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4일 대통령실에서 KBS와 대담을 사전 녹화할 예정이다. 대담은 KBS 박장범 앵커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녹화분은 설 연휴 전인 7일 방송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논란에 대한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논란을 '몰래카메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4월 총선 정국과 3년 차 국정운영을 위해 논란의 경위를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분위기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대담을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는 대통령' '윤석열 다움'을 유권자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면돌파를 통해 지난 대선 때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윤 대통령의 모습을 다시 한번 국민에 선보이는 게 KBS 대담의 목표라는 것이다.정계에서는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충분한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총선이 7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다.
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9%를 기록하며 9개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개월을 유지한 30%의 벽 마저 무너졌다.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 평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물은 결과 '소통 미흡(11%)', '김건희 여사 문제(5%)' 등이 꼽혔다(1.30~2.1 조사, 유권자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김 여사 논란에 대한 해명이 없이 수개월을 침묵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재작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이 질문 받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며 "신년 기자회견을 놓고 언론에서 군불을 뗀 상황에서 KBS 대담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 자리에서도 김 여사 논란에 대한 해명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면 여권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가방 논란을 제대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다.
김관옥 정치경제연구소 민의 소장은 "(언론사 대담이) 민심의 물줄기를 바꿔놓는 역할을 하려면 국민이 원하는 내용을 줘야 한다"며 "(김 여사 논란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되면서 다른 논의가 이어져야 진정성을 얻어갈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이야기만 하면 국민은 '이 문제는 어디 갔나요'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의 여권 장악력도 이번 대담에 달려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달 불거진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이 충돌의 시발점은 한 위원장의 김 여사 관련 발언이었다. 윤 대통령이 확실하게 매듭 짓지 않으면 총선을 앞둔 당 내부에서도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대담에서 윤 대통령이 명확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불만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교수는 "지금은 총선이 걸려있다. 정치 생명이 달린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기가 힘들다"며 "송구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다는 차원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제2부속실 설치를 이야기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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