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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중대재해처벌법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은 상상적 경합관계

김지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2024년 1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위반으로 실형1건을 비롯해 11건의 판결이 선고됐다. 그 중 실형이 선고됐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 두번째 사건(이하 '제2호' 사건)의 대법원 판결(2023도12316)이 2023년 12월28일 선고되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제2호 사건은 한 제강회사의 하도급업체 근로자가 방열판 보수작업을 수행하던 중, 방열판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심하게 손상된 섬유벨트를 표면이 날카로운 방열판 고리에 직접 연결해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다가 섬유벨트가 끊어져 1224Kg에 달하는 방열판이 낙하하면서 발생했다.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현재까지 위 제강회사의 경영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재직해 왔는데,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적발되어 3회 벌금형을 받은 동종전과 전력이 있었다. 또 2021년 10월경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는 도중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재차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에 대한 첫 실형 선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는 것만으로도 파급 효과가 크지만, 증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사이의 죄수관계를 명확히 밝힌 첫 판결로도 의미가 있다. 동시에 여러 죄가 성립될 때 각 죄가 실체적 경합관계인지, 상상적 경합관계인지가 문제되는데, 이 사건의 피고인은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가 모두 해당돼 죄수 문제가 발생했다.

 

실체적 경합관계는 말 그대로 수개의 죄를 저지른 것으로(형법 제37조) 가장 중한 죄의 법정형의 장기(長期)나, 다액(多額)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처벌된다(형법 제38조). 즉 실체적 경합관계는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돼 가중 처벌되는 것이다. 반면, 상상적 경합관계는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여기에서 한 개의 행위는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한 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 .2 .24. 선고86도2731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11687 판결 등 참조). 이때는 해당되는 여러 개의 죄 중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형법 제40조).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기소했다. 반면, 대법원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앞으로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책임주체와 산업안전보건법의 책임주체가 동일한 사건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죄수관계를 명확히 밝힌 이 판결이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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