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보유가 곧 국가 경쟁력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면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또한 각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 주도로 압도적인 데이터셋과 지원을 쏟아붓는 중국부터 전세계 연구자들을 빨아들이는 캐나다, EU 방패 아래 각종 규제에 최적화 한 프랑스·독일 등 미국뿐 아니라 수많은 국가가 AI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 또한 국내 AI 개발·연구에 조력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AI기업 미스트랄AI가 자체 AI 플랫폼 베타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개발 모델인 '미스트랄 8x7B'를 기반으로 미스트랄 타이니·스몰·미디엄 등 세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성능과 가격을 다변화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스트랄AI는 유럽권에서 가장 주목 받는 대표적인 AI 기업이다. 미국이 초국적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우위를 점한 후 EU는 AI 규제법을 입법하는 등 개발 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 탓에 자유로운 개발 체제를 갖춘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 환경이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미스트랄AI는 이 점을 역이용했다.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구축하는 대신 소형대규모언어모델(sLLM)이자 오픈소스 플랫폼으로써 특정 영역에 강점을 갖고 활용성을 높였다. 더불어 EU가 시행하는 AI 규제법을 염두에 두고 개발 된 만큼 강력한 규제를 펼치는 국가에서 시장성이 높다.
프랑스의 미스트랄AI가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면 중국의 AI 개발 현황은 국가가 깊이 개입해 지원에 나서 대세를 바꾸려고 한다. 천문학적인 투자액 외에도 중국은 6억 대 이상의 폐쇄회로(CC)TV 데이터를 포함해 안면 인식 영상 의무 촬영 등 국가 주도 수집 데이터를 AI 기업에 학습 데이터셋으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7월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중국 내 AI 산업규모를 10조 위안(17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관련 산업에 10조 위안을 투입하기로 결정 한 후 중국 내 투자시장은 AI로 몰리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 AI 관련 투자 규모는 147억5000만 달러(약 19조350억원), 전 세계 투자액의 10%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혜택을 지원 받으며 중국의 AI 역량은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 연구소가 2021년 집계한 바에 따르면 AI 관련 논문 출판 편수 순위는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중국 내 대학교가 차지했고, 1위인 중국과학원은 5099편에 달하는 논문을 등재했다. 지난 3월 중국 내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BAIDU)가 공개한 중국의 첫 생성형 AI챗봇 '어니봇'은 지난달 기준 월 700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고도화가 계속 되고 있다.
AI 기술로 주목 받는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는 토론토를 중심으로 전세계 AI 연구개발 인재와 자본을 흡수하고 있다.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를 포함해 현재 AI 첨단 기술을 이끄는 이들 중 상당수가 토론토대학교 출신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캐나다 정부는 2017년 에드먼턴·몬트리올·토론토에 위치한 주요 AI 연구소간 협업을 지원하는 '범 캐나다 AI 전략'을 발표하고 투자는 물론 세제 혜택과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한 취업비자 승인 절차 간소화 등 인력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LG 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도 다수 토론토에 AI 연구 거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AI 기술 개발의 토대가 되는 밑바탕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제정한 '인공지능 시스템 신뢰성 제고를 위한 요구사항' 정보통신 단체표준을 공개했다. 앞서 마련한 '국가 AI 윤리 기준'과 분야별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안내서'를 기반으로 AI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사항들을 제시한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안면인식 보안과 관련한 AI 기업 관계자는 "올해까지 투자 겨울이라 했지만 AI 기업들에게는 예외였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또한 작은 기업이지만 수백 억 규모의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는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은 알겠으나 외국의 예를 살펴보면 우리는 어떤 의제와 목표 하에 지원이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