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의 다양한 활동을 대체하며 빠른 속도로 산업 현장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챗GPT의 AI 기술빅뱅 이후 기술 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일부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 등에 적용 돼 시범적으로 또는 확정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면서 직업 소멸과 생성이 불가피해졌고 이미 기술 적용으로 인한 인력감축도 현실화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기술을 적용한 기업 중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인력감축에 나선 곳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는 지난 6일 대만 공상시보를 통해 자체 개발 AI 툴 't지니(Genie)'를 5월부터 운영해 올해 아웃소싱 번역 비용을 1억 대만달러(41억7000만원) 절감했다고 밝혔다. t지니는 번역과 보고서 작성, 그리고 프로그래밍, 디버깅이 가능하게 하고 가상 데이터를 이용해 수율, 재고, 가격과 지기원 이직율을 예측할 수 있다. 개발에는 약 5개월 걸렸다.
TSMC는 "AI 챗봇을 통해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동기식 학습을 수행하면서 세계 모든 공장에 적용해 원가 절감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는 기업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높게 설정돼 AI 기술 적용 결과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추세다. 대신 다양한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며 AI 개발을 통한 인력대체를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7개 부문으로 진행한 공개 채용을 올해 8개 부문으로 축소했는데, 자체적으로 개발한 캐릭터 일러스트, 녹음 등 게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툴킷 활용을 코앞에 뒀다. 엔씨소프트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50%에 육박하는데,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최대 60%까지도 인력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일반화한 물류업계는 사람보다 로봇이 많이 다니는 곳을 찾기 쉽다. 쿠팡이 지난해 준공한 대구 풀필먼트센터(FC)는 1000여 대 이상의 무인운반로봇(AGV)가 작업자에게 선반을 AI를 통해 연산한 결과로 전달한다. 소팅봇과 무인지게차 또한 이미 활용 중이다.
12월 현재 채용전문 플랫폼 사람인을 통해 확인해 보면 대구 FC가 주로 입사자를 구하는 직무는 생산직무가 아닌 현장관리자 중심이다. 특히 데이터 애널리스트, 로봇 S/W엔지니어, 지게차 직무 보조 등 자동화 된 시스템을 조종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주를 이룬다. 반면 고양센터를 포함해 경기권 물류센터는 채용담당자와 함께 출·입고, 분류 등 전통적인 노동 직무가 대다수다. 동일 기업 내에서 구축한 시스템에 따라 필요로 하는 인력이 서로 다른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이 내놓은 AI 보고서에 따르면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의 근로자 수를 더한 결과 국내 취업자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 수의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I 노출 지수는 AI 관련 특허 정보를 활용해 특정 직업의 여러 업무 중 AI 기술로도 수행 가능한 업무 수를 뜻한다. 노출 지수가 높을수록 AI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가 많다는 의미가 된다.
세부직업별로는 일반 의사(상위 1% 이내)·전문 의사(상위 7%)·회계사(상위 19%)·자산운용가(상위 19%)·변호사(상위 21%) 등으로 나타났다. 과거 대체 불가능한 직업 중 하나로 여겨진 화가와 조각가 또한 48% 수준으로 중간 수준의 노출지수가 나타났다.
한국은행 측은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전반적인 노동수요 증가 및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체효과는 특정 그룹에 집중되는 만큼 교육 및 직업 훈련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겠지만, 팀워크·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 앞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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