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매장과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키오스크(Kiosk)가 빠르게 보급된 후 디지털 약자의 접근성에 우려가 커지자 기업들도 면밀히 대응해 기능이 개선 된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 키오스크는 올해 1월부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에 따라 장애인의 키오스크 이용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기관과 점포는 단계적으로 오는 2025년 1월까지 키오스크 화면 내 정보를 인식, 물리적 조작할 수 있는 보조기기와 소프트웨어, 음성안내 서비스를 설치해야 한다. 높낮이 조절과 점자블록 등 물리적 디자인에 대한 제재안도 있다.
디지털 약자의 키오스크 이용을 위한 일부 규칙이 올해서야 제정이 된 탓에 그동안 각 키오스크는 회사 마다 서로 다른 형태와 다소 복잡한 화면 디자인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년 이상 세대들이 키오스크 이용을 못해 서비스 이용을 실패했다는 경험담이 꾸준히 나왔고 때로는 젊은 층에서도 조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왕왕 있었다. 키오스크가 기술 발전과 디지털 약자 간 괴리를 상징하는 기계로 떠오르자 기업들은 법률 제정 전부터 기업들은 디지털 약자의 이용을 돕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상품으로 출시 중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오는 20일까지 UAE 두바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리는 글로벌 IT박람회 자이텍스(GITEX)에서 대화형 AI 휴먼 키오스크를 선보인다. AI 휴먼 키오스크에는 실제 사람을 본뜬 'AI 클론'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 'AI 페르소나' 두 종의 고도화된 AI 휴먼이 탑재됐다. AI 챗봇과 연동된 각각의 AI 휴먼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며, 대화를 통해 이용자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여기에 적절한 결과값을 제시한다.
LG전자는 지난 7월 디지털 취약계층의 이용 불편을 고려한 신제품 '27KC3PN'을 출시했다. 외부 기기 디자인부터 화면, 부가기능까지 모두 신체적·인지적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 선명한 화면과 큰 글씨를 보이는 '저시력자 모드',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신장이 작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 메뉴를 화면 아래쪽에 배치한 '저자세 모드' 등을 탑재했다. 하반기부터는 촉각(tactile) 키패드를 활용한 '음성 메뉴 안내 모드'를 지원하는 키오스크를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촉각 키패드를 활용하면 빛을 지각하지 못할 정도로 시각에 장애가 있는 전맹 고객도 음성 메뉴 안내에 따라 키패드의 방향키를 눌러 메뉴를 찾아 주문하고 결제하면 된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 전무는 "전 제품군에 접근성 기능 탑재를 ESG 전략과제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어려움 없이 LG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오스크 교육을 위한 키오스크도 있다. 정부는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등 최신 전자기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 교육을 제공 중이다. 한국맥도널드 등 키오스크 이용 기업들 또한 자체적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을 제공한다. 교육 환경 내에서 사용을 고려한 캐어유의 24인치 교육용 키오스크는 패드와 같은 형태로 24인치 크기다. 상황, 장소별 맞춤 체험 및 교육이 가능한 제품으로, 키오스크 활용도가 높은 9곳 (패스트푸드점, KTX 예매, 무인민원발급기, 고속버스 예매, 푸드코트, 커피숍, 영화관, 은행 ATM, 병원 진료 발급기)을 실제와 같이 체험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상황별 체험을 통해 학습하고 교육용 모의 카드로 실제 결제 방식과 동일하게 주문을 한 뒤 영수증 용지를 직접 출력해볼 수 있다.
신준영 대표는 "고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디지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 계층을 위해 꾸준하게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키오스크를 이용한 소비자 500명 중 46.6%(233명)가 불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 어려운 이유에 차이가 있었는데 특히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조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키오스크 업체 관계자는 여기에 더해 "설문조사 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어린이나 장애인 등 집단이 비장애인 성인 남녀를 기준으로 한 키오스크의 크기와 화면 디자인에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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