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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속깊은 人터뷰]"글로벌 초일류 소재기업 꿈꾼다" 레이크머티리얼즈 김진동 대표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20일 충남 천안 동남구 레이크머티리얼즈 천안사업장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전 세계 단 4곳 만이 가진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품질로 빠른 시간에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기술이 곧 국력이 되는 시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이미 우위를 점한 토종 기업 '레이크머티리얼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 태양광, LED, 석유화학 촉매 등에 사용되는 유기금속화합물을 생산하는 소재 전문 기업이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알루미늄 유기금속 화합물 'TMA' 소재를 생산해 국산화를 이뤄냈다. 현재 TM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 단 4곳 뿐이며, 아시아에서는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유일하다. 이러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31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연평균 7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사진)는 "전 세계 다우, 듀폰, 머크 등과 같은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들은 꾸준한 연구개발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며 100년 이상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 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천안 동남구에 위치한 레이크머티리얼즈 천안 사업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 TMA가 뭔가.

 

"TMA는 알루미늄에 유기물을 합성해 만드는 유기금속화합물로 LED와 반도체, 태양광은 물론 석유화학 촉매 등 다양한 방면에 사용된다. 우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TMA를 국산화했고, 유기금속화합물 제조 플랜트 설계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처음 LED에 쓰이는 TMA를 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석유화학 촉매로 확장했고, 이후 반도체 소재와 고효율 태양전지 소재에 이어 현재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 TMA의 경쟁력은.

 

"TMA는 만드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렵다. 공기중에서 자연발화 가능성이 높은 위험물인데다, 합성도 매우 어려워 진입장벽이 높은 기초 소재로 꼽힌다. 그래서 TMA를 생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쟁력이다. 현재 TM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 GRACE(미국), LANXES(독일), 악조 노벨(미국)과 우리, 단 4곳 뿐이다. 특히 TMA의 순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인데 우리가 생산하는 TMA는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를 가진다. 이 때문에 촉매, LED,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에 모두 적용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경쟁력이 있다. 그렇게 다방면으로 쓸 수 있는 TMA 소재는 현재 우리 제품이 유일하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로 주요 사업 분야를 5개로 확장했다. 현재 LED 부문은 전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태양광 부문에서는 기존보다 효율을 10% 가량 높인 고효율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TMA를 공급해 글로벌 전체 9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LED와 태양광 분야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촉매 부문의 매출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으며, 이차전지 소재는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중이다. 김 대표는 사업 안정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모두 잡기 위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 사업 분야별 상황은 어떤가.

 

"레이크머티리얼즈는 LED 소재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난해에는 반도체 사업 비중이 전체 62%를 차지했고, 태양전지 부문도 21%대로 늘어났다. 올해 반도체 제품은 시장의 수요 감소와 고객사 감산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LED 역시 시장 침체와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태양광 분야 매출이 지난 2022년 280억원으로 전년(107억원)보다 2배 이상 늘며 성장에 가속이 붙고 있고 석유화학 촉매 제품도 수요가 지속 늘어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올해 반도체 감산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이 많았는데 우리는 태양광 분야 매출이 크게 늘면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즈니스의 핵심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난이도 높은 제품으로 진입장벽을 높이고, 고품질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점차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25%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기복에 따른 영향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레이크머티리얼즈 천안 사업장 모습./손진영 기자

레이크머티리얼즈는 현재 본사인 전의 사업장과 천안 사업장, 세종미래 사업장 등 3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TMA 생산능력(CAPA)은 전세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더해 세종벤처밸리 산업단지 내에 TMA 생산시설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세종미래 사업장에는 반도체 소재 생산 시설 증설이 진행 중이다. 자회사인 레이크테크놀로지 역시 올해 말 완공을 예정으로 전고체 황화리튬 양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사들과의 사전 소통에 따라 수요 예측을 미리 거쳤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생산설비 확장에 나선 이유는.

 

"최근 중국은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태양광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원 증가, 신규업체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촉매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고, 반도체와 LED 소재 산업도 TMA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해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증설을 결정하게 됐다."

 

- 전고체 배터리 분야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현대자동차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자동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2025년 전고체 전지를 출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삼성SDI는 2024년경 전고체 배터리 공급망을 결정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도 그 시기에 맞춰 공정 개발을 마치고 생산설비를 건설을 시작했다. 설비가 올해 완공되면 내년 시제품 생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연구 파일럿 설비로 생산한 샘플을 여러 고객사에 제출해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고객사를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외 주요 배터리 소재 업체에 샘플을 제공해 테스트 중에 있다."

 

- 증설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있는데.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반도체 수요 감소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증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태양광 소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촉매 산업 역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반도체와 LED 산업도 TMA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해 증설을 결정했다. TMA 분야는 고객사와 사전 협의가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수요 예측이 끝난 상태에서 증설을 결정한다. 고객사들은 생산설비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통해 업체를 미리 선정하고 증설 제안을 하는 편이다. 시기와 규모를 모두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증설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삼성전자 베스트 파트너스 어워즈 SM 소재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 한국무역협회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다.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20일 천안 동남구 레이크머티리얼즈 천안사업장에서 상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유기화학 석사와 유기금속화학 박사를 거친 전문가다. 대림산업 대덕연구소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자동차 소재와 석유화학 촉매 관련 연구개발을 경험했다. 그의 지식과 경험들은 LED를 거쳐 반도체, 촉매, 태양광, 이차전지로 이어지는 레이크머티리얼즈 원천기술의 기반이 됐다.

 

- 전문가가 중심이 된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

 

"처음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면서 기술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그리고 부피가 작은 제품을 기준으로 삼았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소재는 금방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에 아닌 진입 장벽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제품을 선별한 것이다.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소재는 매우 민감하고 위험한 초고순도 물질이다. 우리는 이러한 물질을 똑같은 품질로 안전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직접 설계했다. 합성, 정제, 저장부터 생산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차별점이고 경쟁력이다."

 

-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올해 레이크머티리얼즈는 한국무역협회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다. 소재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다. 정부가 소부장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듀폰과 머크, 다우 와 같이 소재에 특화된 글로벌 기업은 없다. 이들 기업을 살펴보면 100년 넘게 소재만으로 사업을 일궈왔다. 꾸준한 개발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더 이상 수익성이 없어진 사업은 줄여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세계 최고의 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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