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하자 중진 역할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 253석 가운데 121석이 걸린 수도권 선거에서 위기론이 불거져 나오면서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나경원 전 의원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에 나 전 의원, 원 장관과 같이 수도권에 기반이 있고, 대중 인지도가 높은 중진들이 적극 나서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17대 총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서울 중구(18대)와 동작을(19·20대)에서 4선에 성공했고, 서울시장 후보도 역임했으며 지난 3·8 전당대회에서는 수도권 민심을 제일 잘 아는 '수도권 대표'를 자부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도서관에서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을 열고 3·8 전당대회 이후 5개월 만에 여의도를 찾았다. 본격적인 총선 행보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행사에는 당 지도부도 대거 참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힘 보수당의 그야말로 아이콘이고, 최고의 리더"라며 "나 전 의원이 깃발을 들고 '나를 따르라' 해서 나 전 의원 뒤를 따라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국회의원) 배지가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나 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수도권 선거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지금 요청이 없어서 이래저래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당인으로서 항상 당의 승리를 위해 늘 봉사할 자세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서는 "선거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자만이라 생각한다. 180석 운운하다가 완전히 실패한 20대 선거가 있었다"며 "선거를 앞두고 늘 조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위기도 그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원 장관도 이날 친윤(친윤석열)계 외곽 모임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행사에 발제자로 나서 차기 총선 승리를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와 새미준 자문위원장인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국민의힘 원내외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원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는 '대장동 1타 강사'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화물연대 파업, '건폭(건설현장 폭력)과 전쟁' 과정에서 강경 대응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고, 거대 노조에 실망한 중도층에도 눈도장을 찍으면서 차기 지도자로 떠올랐다.
원 장관도 제주도지사를 연임하기 전 서울 양천갑(16·17·18대)에서 3선에 성공한 수도권 출신 중진이지만, 현재 국무위원으로 정치활동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총선 차출설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 때 모두가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한 단계 전진, 한 단계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중간심판을 앞두고 있다. 장관은 곧 정무직이기도 하기 때문에 제가 할 사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당 간판을 들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게 밑바탕 작업을 하는데, 정무적 역할을 모든 힘을 다 바쳐서 시간을 쪼개서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를 맞서서 내년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27일 <메트로경제>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나오는데, 선거를 앞두고 위기의식을 갖는 건 여야 양쪽 다 나쁘지 않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수도권 선거는 이번 총선의 핵심"이라며 "선거 중심에서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들이 있어야 하는데, 나 전 의원과 원 장관은 그 중심에 설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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